한기정 공정위원장 “‘허위 리뷰’ 쿠팡 내달 제재”
유료 멤버십 인상 제재는 어려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임직원을 동원해 자체브랜드(PB) 상품 후기를 작성한 쿠팡을 이르면 내달 중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대한 제재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22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전날 KBS 방송에 출연해 “머지않아 전원회의에서 쿠팡의 자사 우대 행위를 다루게 될 예정”이라며 “임직원이 PB상품 구매 후기를 작성하도록 해 검색 순위 상단에 (PB상품을) 올린 행위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팡 등 거래 플랫폼은 불공정 거래를 규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022년 쿠팡이 직원들에 허위 리뷰를 작성하도록 지시해 PB상품 판매를 늘린 정황이 드러났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다음 달 중순쯤 전원회의를 열어 이같은 쿠팡의 불공정 행위를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위원장은 쿠팡의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을 제재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남용행위에 조치할 수 있지만, 비용 변동에 비해 현저한 가격 상승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해서 실제로 법을 적용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 13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의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올린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해외 기업도 국내 기업과 같이 법과 원칙에 따라 법 집행을 해 왔다”며 “해외 기업에 법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외 기업은 법 집행 난이도나 자료 제출과 관련해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 조사를 못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국내에서 영업하는 법인은 대부분 조사에 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아시아나·대한항공 합병 후 마일리지 통합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건부로 합병을 승인할 때 마일리지 통합은 공정위 승인을 받도록 했다”며 “소비자에게 절대 손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뺀 13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