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함유 가공품 적발 이어져
합법국가 직구·여행반입 증가
당국 “현행 불법” 주의 당부
세관과 경찰이 대마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몰래 들여오거나 사용한 사범을 잇따라 적발했다. 일부 국가의 합법화 영향으로 대마 가공품 해외 직구와 여행 반입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돼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대구본부세관은 지난 18일 미국발 국제우편을 통해 어린이용 가방에 대마 환각 버섯제품 1.5kg을 밀반입하려던 일당 3명을 붙잡아 이중 판매책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적발된 제품은 겉으로는 초콜릿이나 젤리, 사탕처럼 보이게 위장한 것이었다.
지난 11일에는 서울 광진구에서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젤리를 먹은 남성 4명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간이시약 검사에서 대마양성 반응이 나왔다.
젤리를 나눠준 사람은 자신도 받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핸드폰 포렌식 등을 통해 젤리가 해외여행을 통해 반입된 것인지, 해외 직구 제품인지 확인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광주세관이 대마 성분이 함유된 크림 초콜릿 젤리 오일 등 제품 411g을 직접 구매 형태로 들여온 성직자와 미국인 강사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세관은 “대마가 합법화된 국가에서 관련 제품이 제조·유통되고 있다”며 “이들 나라에서 합법화됐다 하더라도 대마 가공제품을 국내로 반입하는 경우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된다”고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한 나라는 태국, 우루과이, 몰타, 룩셈부르크, 조지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미국 24개 주와 워싱턴DC 등이다.
마약 수사담당 한 경찰은 “대마가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대마 가공품이 해외 직구를 통해 들어올 때 세관이 철저하게 확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위장한 제품의 경우 단속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대마 적발 건수는 2021년 1306건에서 2022년 1530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9월 적발 건수는 1122건이다. 세관이 적발한 대마는 2022년 93kg에서 지난해 143kg으로 증가했다.
대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대마 사범은 2021년 3777명에서 2022년 3809명, 2023년 4085명으로 늘었다.
박영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일부 합법화된 국가에서 대마 가공·기호 식품을 의식없이 먹었더라도 귀국하면 국내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이런 점을 방송 등을 통해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마 유사 성분 밀반입이 증가하자 지난달 25일 식품에 들어간 대마 유사 성분인 ‘에이치에이치씨-오아세테이트(HHC-O-acetate)’를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마 자체가 중독성이 강해 시작하면 끊을 수 없게 된다”며 “호기심도 갖지 말고 애초에 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