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협치’ 시동…의제 놓고 신경전
이재명 “정치복원 분기점 기대” … 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진석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열린다. 어떤 의제를 놓고 양쪽의 물밑 신경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오섭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실무협의를 갖고 회담의 날짜·형식·의제 등에 관한 조율에 들어간다. 회담은 이르면 25일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23일과 24일 경내외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이 기간 방한하는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한다. 이 대표는 23일과 26일에 위례신도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에 관한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국민의 협치요구에 부응하는 게 유일한 활로다. 이 대표는 회담을 통해 민주당을 그저 거대야당이 아닌 대안세력으로 각인시키고 자신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재차 확인시킬 기회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양쪽 모두 첫 영수회담에서 ‘민생’을 화두를 올리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제로 삼을 것인지를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2일 “정치가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복원의 분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면서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가 국민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주저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물가·고유가 시대에 국민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주장해 온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이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채 상병 특검 등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전환을 촉구하는 요구도 나올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채 상병·이태원·전세사기 특별법 등 3대 현안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적 요구”라고 말했다. 신임 총리 인선 등에 대한 의견개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다.
이재걸·이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