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우리가 만든다
“기후위기엔 여야 없어…협치의 장 열릴 것”
김소희 당선인 “기술력 원하는 개도국에 ‘기후외교’ 필요”
22대 총선에서 새롭게 등장한 정치용어 중 하나는 ‘기후 유권자’다. 잦은 기상이변으로 기후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당과 후보자들이 기후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지켜보며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들이 생겨났다.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출신인 김소희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사진)은 이같은 흐름을 타고 국회에 입성했다. 기후·환경 인재로 영입돼 정치에 입문한 그는 22일 내일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기후위기 문제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다른 정치적 문제에 대해선 여야가 싸우더라도 기후 문제만큼은 협치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이 기후 이슈에서 협치가 가능하다고 본 이유는 그만큼 상황이 급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면서 저탄소 산업으로 가고, 무역제재까지 하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만 이를 등한시하고 제대로 된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면서 “민주당은 기후위기 문제에 원래 적극적이었고, 국민의힘도 이번에 제가 들어왔으니 서로 이야기해서 시급하게 필요한 입법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기후위기 대응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평을 받아왔지만 김 당선인 영입은 물론 두 번에 걸쳐 기후공약을 발표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21대 국회에 설치됐던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가 입법권도 예산심사권도 없어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국민의힘은 기후위기 특위 상설화를 공약했다. 김 당선인이 총선 공약팀에서 활동하면서 기후 관련 공약 마련에 목소리를 낸 성과다.
‘기후 유권자’가 생겨났을지 몰라도 ‘기후정치’는 멀었다는 비판은 당면 과제다.
김 당선인은 “기후유권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후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남의 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기후 정치가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선 국민들이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 기후 문제를 잘 설명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기후위기 대응이 곧 경제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탄소감축이 전세계적으로 중요 과제로 대두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녹색 성장을 위한 기술 지원이 중요 과제로 떠올랐는데 우리 기업들의 기술 수출과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지난 18일 당선인 신분으로 스리랑카 대통령실 고문을 만났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원한다고 하더라”면서 “스리랑카 외에도 많은 개도국들이 기후 변화 관련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우리 기술을 수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K컬처 영향인지는 몰라도 개도국들은 유럽국가들보다는 한국에게 기술 협력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후외교를 펼칠 수 있는 아주 좋은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