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지원 진짜 수혜자는 미군”
“노후장비 현대화 효과”
미 방산업체 최대 이익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으로 미군이 보유한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 넘기고 빈 무기고를 새 장비로 채우면 낡은 무기를 현대화해 군사력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가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국방 전문가인 매켄지 이글렌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미국 의회가 처리하려는 추가 안보 예산안에 대해 “이 예산은 사실 미국의 방위산업 기반과 장병들에게 오래전에 해야 했던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안보 예산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등에 지원한 무기 재고를 보충하는 용도로 295억달러가 책정됐으며, 이 예산의 4분의 3 이상이 미국에서 소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은 무기를 생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미군이 보유한 기존 무기를 먼저 우크라이나에 보낸 뒤 미군이 필요한 무기는 새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왔다.
이글렌 선임위원은 이런 지원 방식을 두고 “미 육군에게 도움 되는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 육군이 오랫동안 장비 현대화를 미뤄온 탓에 갈수록 질보다 양에 의존하는 “노후화되고 속이 빈 전력”으로 전락했다면서 추가 안보 예산 덕분에 냉전 시대 장비를 현대 장비로 교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군이 50여년 전 베트남 전쟁 때 사용한 뒤로 육군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던 M113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덕분에 신형 장갑차를 구매하게 됐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988년에 처음 도입한 M2A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을 최신 버전인 브래들리 A3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의 구형 버전인 PAC-2를 PAC-3로 교체하게 됐다.
모두 미군 입장에서는 오래됐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더 열악한 무기로 무장한 러시아군을 상대로 큰 효과를 발휘하는 무기들이다.
이글렌 선임위원은 “우크라이나에 장비를 이전한 덕분에 미국이 국방 예산의 3%로 러시아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육군의 낡은 무기를 현대화할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이것은 서로 이익(win-win)”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