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다 때린다…‘마이웨이’ 개혁신당
“25만원 지원금 철회” “윤 대통령, 쇄신 아닌 세신만”
‘미래세대 등골 브레이커’ 국회 연금개혁안 적극 반대
개혁신당이 집권여당과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동시에 때리고 나섰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덜 반영됐다는 비판이 나온 연금개혁안에 대해선 “세대이기주의 개악”이라며 젊은 층의 반발을 적극적으로 대변했다. 여야 모두에 각을 세우는 동시에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대안 정치세력’의 길을 지향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동시에 조준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야당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재정에 위기가 오면 올수록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유혹은 참으로 솔깃하다”면서 “하지만 재정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의 권력자가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현실화시 재정부담이 높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의사 정원 2000명 증원을 던지면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의료대란이 시작됐다”고 윤 대통령을 비판한 후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정부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25만원 지원금 규모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것이니 재정 적자를 더 부담해서 추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그런 경제에 대한 가벼운 인식 때문에 석패하신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25만원 지원금 제안 수정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의 첫 인사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인사에 대해선 2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뼈를 깎는 분골쇄신차원이 아니라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포장, 몸의 때를 벗는 세신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치권에선 여당도 야당도 모두 때리는 개혁신당을 놓고 정체성 확립을 위한 행보라고 본다.
자칫 어느 쪽에라도 기울어진 행보를 할 경우 ‘여당 이중대’ ‘야당 이중대’ 비판을 자초해 존립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양쪽을 동시에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와중에 지역을 기반으로 이분법으로 나뉘어지다시피 한 정치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혁신당은 ‘세대’를 기반으로 한 정치 전략을 펴고 있다.
개혁신당은 최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이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지지했다는 사실이 발표된 후 공개 반발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속불가능한 국민연금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면서 “미래 세대의 등골을 부러뜨리는 세대이기주의 개악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천 당선인은 “2015년생은 46살이 됐을 때 월급의 35.6%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하게 된다고 한다”면서 “선거권이 없는 미래세대 의견을 이렇게 무시하고 폭탄을 떠넘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세대간 형평성을 고려한 완전적립식 신연금 도입,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는 개혁 등을 제안했다.
앞서 국회 연금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는 “조금 더 내고 더 많이 받는 개악”으로 규정하며 반대했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노후불안 해소를 위해 소득보장이 우선이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며 환영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와 개혁신당에 대해 “여당 입장에서 보기에 가시같은 존재”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왼쪽에 쏠린 야당과 오른쪽에 쏠린 여당 사이에서 활짝 열린 정치권 운동장을 종횡무진하는 리베로같은 모습이어서 관객(국민)들 입장에서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