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외압’ 피의자 조사 본격화
공수처, 국방부 법무관리관 소환 통보
임성근·김계환·이종섭 등 줄소환 전망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고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서 주목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8월 1일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전화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 적시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유 관리관은 또 다음날인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넘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하기 전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전 직무대리는 경찰로부터 회수해온 수사 기록을 재검토해 당초 8명이던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인 최종 결과를 내놓은 조사본부의 당시 책임자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과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외압이 이뤄졌는지, 사건기록을 회수·재이첩하는 과정에 대통령실의 관여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공수처가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소환 조사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선지 3개월 만이다. 공수처는 이들에 대한 조사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해서도 차례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전체적인 포렌식이 지난주 초에 끝났고 필요한 부분을 조사 중”이라며 “수사가 너무 지체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선을 다해 속도를 내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