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장-법사위원장 장악 ‘속도전’ 예고
22대 들어 여당 협조 않으면 협치 아닌 강공 전략
조응천 “국회의장은 1당 국회 출장소장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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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을 서두를 생각이다. 21대 국회때엔 개헌절 직전인 7월 16일에 열었다. 역대 국회 중 가장 늦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초반을 책임진 박병석 의장과 후반기를 담당한 김진표 의장이 ‘과도한 협치’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군인 조정식 의원과 정성호 의원, 추미애 전 장관이 ‘기계적 균형’이나 ‘협치’에 매몰되지 않을 것은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이유다.
민주당은 22대 국회를 6월 중에는 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국회법에 따르면 5월 30일~6월 2일까지 첫 임시회 집회공고를 내고 6월 5일에 본회의를 열어 의장, 부의장 등 전반기 의장단을 구성한 다음 같은 달 7일에 원구성을 완료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이미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겠다고 공언하면서 원구성 난항이 예고됐다. 개원일정이 법대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초반과 같이 마냥 국민의힘을 기다리진 않을 생각이다.
민주당 모 최고위원은 “22대 국회 들어서는 원칙대로 갈 수밖에 없고 국민의힘이 총선결과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개원하고 상임위 배정하고 국회의장 선출할 것”이라며 “상임위의 경우도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전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은 강력한 친명인사인 박찬대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분위기다. 국회의장후보들 역시 ‘총선민심을 반영하는 의장’으로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한 의장 후보 인사는 “의장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협의는 하되 결국 의장이 결정하는 데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비명이 없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총선 결과’를 등에 업고 친명인사들이 국회의장-원내대표까지 휩쓸며 이재명 대표 주도로 국회를 운영하는 것에 ‘경고’하는 목소리도 사라져 버렸다. 다만 민주당에 쓴소리를 내놓고 결국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한 조응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민주당의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이라며 “민주당 의장후보들은 (극한 대립을 잠시 멈춰 세울 수 있는)이 브레이크와 핸들마저 떼어버리고 가속페달을 직접 밟겠다고 폭주족의 모습 그 자체”라고 했다. 이어 “관행적으로 당적을 보유하지 않는 영국이나 일본의 의장과 달리 우리는 아예 국회법으로 ‘의장의 당적보유금지’를 명문화하고 있고, 법률로 명문화된 2002년 이래 20년 이상 국회의장들은 출신 정당을 넘어 의회주의와 삼권분립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다”며 “국회의장은 제1당 대표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 주된 임무인 국회 본청 출장소장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 대해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이었고, 이를 통해 정부여당과 야당이 과거와 다르게 협치와 타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봤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