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에 장거리 미사일 이미 제공
우크라군, 에이테큼스 배치
백악관 “앞으로 더 보낼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전(현지시간) 95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등 해외 안보지원 예산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법안에 서명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몇시간 내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방공 탄약, 대포, 로켓 시스템, 장갑차 등을 위한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나는 운송이 바로 시작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좀 더 쉽게 이뤄져야 했고, 빨리 처리됐어야 했다. 이제 우리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직후 미 국방부는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10억달러(약 1조378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공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탄약과 포탄, 브래들리 보병 전투차량, RIM-7 및 AIM-9M 방공 미사일 등이 포함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요청했던 사거리 300km의 신형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도 지원 목록에 담겼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미국이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이미 제공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형 에이태큼스가 지난달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러시아가 북한 탄도 미사일을 조달하고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것 등에 뒤이은(followed)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추가적인 권한과 예산을 확보한 만큼 우리는 더 보낼 것”이라면서도 “작전상 이유로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군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지원받은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23일에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군 공항을, 22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아조우해 연안 항구도시 베르디안스크의 러시아군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사거리가 300㎞인 신형 에이태큼스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전장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무기의 하나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하나의 (군사적) 역량이 모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면서 “이 전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거리 미사일 제공이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목격한 것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 특히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받고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하는 데도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미국의) 준비 태세 문제로 에이태큼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막후에서 정부는 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우리는 이제 상당수의 에이태큼스를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하이마스를 포함해 미국의 무기 시스템을 자국의 영토 내에서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이를 테스트했다”면서 “그들은 그 약속을 지켰고 이번에도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