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악성 민원 ‘엄정 대처’
지난해 폭언 협박 2천여건
공무원 떠나고 사업 지연
악성 민원에 시달린 공무원들이 잇따라 숨진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폭언 폭행 등을 일삼는 악성 민원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접수된 악성 민원은 모두 1931건이다. 이 중 폭언 욕설이 1366건으로 가장 많았고, 위협과 협박 460건, 성희롱 82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율성 기념사업 논란과 관련해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성 민원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정율성은 해방 이후 북한과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팔로군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광주시와 남구는 지난 2005년부터 한중 우호사업으로 음악제를 열고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보수단체 등이 과거 행적을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 2022년 1월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된 무리한 민원도 계속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이 철거작업에 따른 소음과 비산먼지 등을 문제 삼아 광주 서구에 주기적으로 민원을 내고 있다. 민원은 지난해 146건에 이어 올해 3월까지 42건이 접수됐다. 이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고, 해당 공무원이 사표를 내거나 자리를 옮겼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반복되는 민원 때문에 공무원들이 너무 힘들어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광주시는 자치구와 협력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24일에는 경찰과 함께 ‘특이 민원 대응 모의훈련’을 가졌다. 또 민원 업무 담당자를 보호하기 위해 휴대용 보호 장비 대여와 법적 대응 지원, 심리상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5일 간부회의에서 “악성 민원으로부터 담당 공무원들을 보호할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