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비 장애인 소득 63%, 취업 37%
장애인 80% 넘게 ‘차별 있다’ 인식 … “복지정책 다각화 필요”
장애인 중 80% 넘게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비 장애인가구의 소득은 63%, 취업 수준은 37%로 낮았다.
30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지난해 5월 말 기준 264만7000명이며 65세 이상은 54.3%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고령인구 비율은 2023년 전체 인구의 고령인구 비율 18.2%에 비해 약 3배 수준이다. 장애인 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2.28명이었고 1인 가구 비율은 26.6%였다.
‘장애인 차별이 있다’고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장애인의 비율은 80.1%로 나타났다. 2020년 63.5%보다 높아졌다. 복지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알고 있는 비율의 증가에 따른 인식 변화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차별의 결과로 볼 수 있는 지표들이 있다. 외출 시 교통수단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2020년 39.8%에서 이번에 35.2%로 감소했다.
하지만 장애인 이동의 불편함은 크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미충족 의료서비스 경험’은 17.3%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조사에서 32.4%까지 높아졌다가 낮아졌다. 하지만 미충족 이유를 보면 '이동불편'(36.5%) '경제적 이유'(27.8%) '시간이 없어서'(13.0%) '동행자가 없어서'(7.1%) 등으로 나타나 이동 문제가 의료이용 미충족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35.3%는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재 일상생활 지원이 충분하다는 답변은 62.3%로 나타났다.
그리고 비장애인 대비 소득·취업 격차는 여전했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5만8000원으로 2022년 말 전국 가구 평균 483만4000원의 63.3% 수준이다. 15세 이상 장애인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은 37.2%로 2020년 29.5%에 비해 높아졌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취업자 비율 63.3%에 비해 여전히 낮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총비율은 20.8%로, 2022년 12월 기준 전체 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4.8%)의 4.3배 수준에 달했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경제적 계층 인식은 낮은 편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46.0%가 ‘중하층’이라고 답했다. ‘하층’이라는 응답은 41.1%였다. 전체 인구에서 중하층과 하층으로 인식한다는 각각의 응답률 38.3%와 35.4%보다 모두 높았다.
한편 장애 발생은 후천적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가 88.1%로 나타났다. 후천적 질환으로 생기는 경우가 58.1%, 사고로 생기는 경우가 29.9%였다.
대부분의 장애인은 만성질환에 시달렸다. 19세 이상 장애인의 84.8%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보유했다. 평균 2.5개다. 30세 이상으로 비교하면 장애인의 52.9%가 고혈압을 앓아 전체 인구 34.8%보다 훨씬 높았다. 당뇨병 유병률도 26.8%로, 전체 인구 14.8%보다 높았다.
19세 이상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2.4%로 2020년 18.2%에 비해 낮아졌다. 하지만 전체 인구 4.7%와 비교하면 높았다. 자살 생각 경험률은 8.9%였다. 2020년 11.1%에 비해 줄었지만 전체 인구 5.7% 대비 높은 수준이다.
장애인이 사회에 가장 우선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 보장’ 43.9%, ‘의료보장’ 26.9%, ‘고용보장’ 7.9%, ‘주거보장’ 6.5%, ‘장애인 건강관리’ 4.2% 등이었다.
황승현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조사에서 장애인의 고령화가 확인됐고 복지욕구도 소득 의료 외 고용 이동권 건강관리 등으로 다양해 지는 만큼 장애인정책을 보다 다각화하고 세심하게 설계해 복지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