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과 회동에 “위기 모면용”
“변한 게 없다” “예상대로”
진성준 “입법계획 예정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에 대해 “변하지 않았다”거나 “답답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안 하느니만 못했다”고도 했다. 4.10 총선 민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생각을 파악한 민주당은 ‘계획된 입법과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30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회동에 배석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너무 크다”며 “대통령께서 과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열망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점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서로 자기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회담은 없느니만 못한 것 같다”며 “국민은 기대를 크게 했는데 회담 결과를 보니까 아무것도 합의한 게 없더라. 또 대통령이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더라”고 했다.
같이 배석자로 함께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에 대한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라는 말로 저희가 총평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수회담이 국면 전환용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빈 수레, 사진 찍기용은 도저히 안 된다,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며 “만남의 자리만이 아니라 영수회담은 답을 내는 자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건가 실천하는 자리고 실행의 자리가 돼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민형배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나와 “복장 터진다”며 “그럴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정말 저렇게 우리가 예상했던 그대로일까”면서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회담의 성격 규정 자체가 처음부터 (양측에서) 좀 다른 것”이라며 “말은 협치라고 하는데 위기 모면용, 국면 돌파용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긴 모두발언을 준비한 것에 대해서는 “의제 조율을 좀 하자고 하는데 이게 안 되니까 이거는 저쪽에서 제대로 소통할 생각이 있는 게 아니구나. 일단 위기를 좀 모면해 보려고 하는구나 해서 그러면 우리가 할 얘기는 다 해야 된다. 그렇게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일시적 방편으로 사용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많이 듣겠다고 회담 전에 이야기했는데 정작 본인의 주장과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놨다”며 “우이독경, 마이웨이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매우 크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영수회담에서 제안한 ‘여야정 민생협의체’에 대해서는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민생 회복 조치가 무엇인지 그 대안을 내놓고 논의해보자고 해야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은 올해 기왕 편성돼있는 예산을 충실히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윤 대통령과 정부를 더 설득하고 더 강력하게 요구해 나가겠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겠다”며 “민주당이 민생을 회복하고 또 나라를 나라답게 바로 세우기 위해서 구상하고 있는 입법 계획과 정책 개혁을 예정대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