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성폭행 사망’ 70대 구속 기소
서울남부지검 ‘영등포 모텔 살인’ 보완 수사
검찰이 모텔에 함께 투숙한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수면제를 과다하게 먹여 사망하게 한 70대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3부(서원익 부장검사)는 1일 강간과 강간살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한 모텔에 투숙한 뒤 피해자 50대 B씨에게 수면제 42알을 몰래먹여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성폭행하려 이런 범행을 저질렀고 B씨에게 먹인 수면제는 14일치 복용량에 달한다.
B씨는 지난달 3일 객실에서 홀로 숨진 채 모텔 주인에 발견됐고 경찰은 다음 날 충북 청주시에서 A씨를 검거해 구속한 바 있다.
B씨 사망원인인 폐혈전색전증은 다리의 굵은 정맥에 생긴 혈전이 떨어진 후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폐동맥 혈관 가지를 막아 발생하는 증상이다. 즉각 응급조치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A씨는 2월 8일에도 이 같은 방법으로 B씨에게 수면제 7일치 21알을 먹여 항거 불응 상태에서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몰래 먹인 수면제로 의식을 잃고 움직임도 거의 없이 장시간 누워 있는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목적으로 구호조치 없이 계속 수면제를 먹였다”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강간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쪼개기 처방’으로 기준 용량을 초과하는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의 수면제를 A씨가 처방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담당 의사에 대해 관할관청에 행정처분 의뢰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