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도심 고도제한 재검토
50년 간 개발 발목
장기도시계획 수정
부산시가 원도심 슬럼화의 주원인으로 꼽혀왔던 고도제한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9일 장기 도시계획 규제를 전면 수정해 50년 간 지속돼 온 원도심 고도지구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원도심 고도지구는 1972년 최초 지정됐다. 건축물 높이를 규제해 관리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원도심 고도지구는 6.25전쟁 이후 형성된 동구와 중구 및 서구의 피난민촌 산동네를 연결하는 망양로 주변이 핵심 대상지들이다. 해안관광 및 도시미관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망양로보다 고도가 낮은 곳은 도로보다 높이 건물을 못 짓도록 규제했다. 노면을 벗어나는 지역들도 조망권 확보와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이라는 이유 등을 붙였고 총 31개 지역과 구간이 고도제한 규제로 묶였다.
최초 지정 후 50여 년간 보수아파트 및 시민아파트 등 일부 완화를 제외하곤 큰 틀에서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이로 인해 원도심 개발에는 큰 제약이 가해졌다. 동부산과 서부산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이 이뤄지면서 원도심은 장기규제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시는 2014년과 2015년, 2019년 등 총 세차례 고도지구 재검토에 나섰으나 존치로 결정내렸다.
원도심 지자체인 동구와 중구, 서구 등 지자체는 민선 8기 들어 별도 용역을 시행하고 전반적 해제를 다시 건의했다. 도시 개발을 저해하는데다 더 이상 슬럼화를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망양로에서 바라보는 바다 근처 항만과 평지들은 북항재개발 및 각종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고층개발에 따른 규제 기능이 약화된 측면도 부각됐다.
이에 시 역시 부산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 다시 나선 것이다.
시는 해안조망 및 도시경관 변화 등 지정목적 훼손 여부에 대해 종합적 재검토하기로 했다. 과거 사례와 달리 존치보다는 완화와 해제에 무게를 두고 결정할 방침이다.
시는 오는 7월까지 세부안을 마련해 열람 공고와 시의회 의견청취 등 절차를 거쳐 하반기 규제 완화안 마련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임원섭 부산시 도시계획국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낡은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