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로 복합위기 극복
정치의 본질은 민생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가와 사회, 가정과 개인 모두 존속할 수 없다. 먹고 살려면 먹거리를 구해야 한다. 따라서 먹거리를 구하는 일자리가 민생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일자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기후위기, 탈세계화 등 세계적 요인과 함께 불평등과 저출생 노인빈곤과 지역소멸 등 압축성장이 낳은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 때문이다.
민생의 요체는 결국 일자리
이런 복합위기시대를 맞아 민선 8기 광산구는 역점 시책으로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번째 성과물로 지난 4월 ‘광산구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 조성을 위한 연구’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연구 용역을 맡은 전북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채준호 교수)은 지난해 8월부터 8개월간 1800여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 노인 일자리와 교육 등 다양한 일자리 이해관계자 23명에 대해 표적 집단면접을 실시해 광산구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필요성 등을 도출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광산구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는 제2의 광주형 일자리이자 광산형 일자리다. 광주형 일자리가 자동차회사라는 제조업 한개 기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인 반면 ‘지속가능 일자리특구’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고 지역 전체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정책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광산구 자체 조례 제정은 물론, 광산구의 사례를 특구 형태로 법제화해 전국으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되어 있다.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는 지역특성을 반영했다.
광산구는 광주지역 산업단지가 밀집되어 있어서 제조업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자리 개혁 실험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광주형 일자리 상징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있어 지역 차원의 일자리 개혁 실험과 성취 경험이 사회적 자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 관련 주민자치회를 비롯해 다양한 시민사회의 조직적 활동과 정책개발 등이 있어 거버넌스 형성에 용이한 특성을 반영해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로 좋은 일자리 창출
앞에서 살펴본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은 좋은 일자리다. 이런 일자리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민과 행정, 시민과 시민의 끊임없는 사회적 대화와 이를 통한 사회적 합의다.
이제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 조성’ 사업은 그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시동을 앞두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광산시민 지속가능 일자리 대토론회(市問市答)’를 통해 시민 스스로 묻고 답하는 사회적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문시답’은 제조업 민간서비스업 공공서비스업 마을 등 4개 분야 일자리 관련 100인의 ‘지속가능 일자리 발굴단’을 모집해 지속가능 일자리는 무엇이고, 각 분야와 업종별로 지속가능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낼 예정이다. 나아가 토론 내용과 사회적 합의를 백서 형태의 정책보고서로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사업계획서 생산과 예산을 책정해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지속가능 일자리 특구’의 최종 결과물은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당장 정답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직 성숙한 시민들의 높은 의지와 지혜를 믿을 뿐이다. 광산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시민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