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처벌 강화 후 기소 37% 증가
피해자 국선변호 지원 늘어
2022년 신당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스토킹 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스토킹을 범죄 유형에 추가하고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하도록 하는 등 스토킹 처벌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법무부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스토킹 사범으로 기소된 인원은 422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6.9%(1139명)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스토킹처벌법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시행됐지만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거나 2차 피해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신당역 사건의 범인 전주환이 피해자를 살해한 것도 스토킹 범죄에 합의해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정부는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고 온라인에서 원치 않는 상대방의 개인정보·위치정보를 게시하거나 상대방의 이름·사진 등을 이용해 자신이 상대방인 것처럼 사칭하는 행위 등 ‘온라인 스토킹’도 범죄 유형에 추가한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했다.
법무부는 “2021년 스토킹처벌법 제정 이후 기소 인원이 매년 증가세였는데 특히 온라인 스토킹 유형 등을 추가하는 법 개정 이후 기소 인원이 약 3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강화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스토킹 가해자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안이 개정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수사·재판 단계에서도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게 됐다.
스토킹 피해자에게 국선 변호사를 지원하는 제도도 도입돼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468건에 대해 지원이 이뤄졌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스토킹이 강력범죄로 이어지지 않고 피해자들이 조속히 고통에서 벗어나 안전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 운영과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