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만찬 하루 앞두고 또 ‘친윤 지도부’
황우여, ‘친윤 비대위’ 임명 ‘딩원 100%’ 룰 고수 가능성
친윤(친윤석열)으로 채워진 국민의힘 지도부가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상견례를 겸한 만찬을 갖는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참패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친윤을 문책하기는커녕 지도부에 대거 발탁한 것. 윤 대통령과의 만찬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인사다. 여당이 여전히 ‘윤심’의 영향권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당 지도부는 13일 오후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한다. 12일 구성된 지도부가 하루 만에 윤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13일 만찬을 염두에 뒀음인지, 12일 서둘러 인사를 발표했다. 정책위의장에 3선 정점식 의원, 사무총장에 3선 성일종 의원을 임명했다.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재선 배준영 의원이 발탁됐다. 황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를 구성할 비대위원에는 재선 유상범·엄태영 의원을 선임했다. 4.10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김용태 당선인도 비대위에 합류한다. 원외인사로는 4.10 총선에서 낙선한 전주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발표된 지도부는 대부분 친윤으로 분류된다. 김용태 당선인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다.
황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당 지도부를 친윤으로 채운 것을 놓고 당 일각에서는 “당이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윤심’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장선상에서 당 지도부가 결정해야 할 당헌·당규 개정도 ‘윤심’ 뜻대로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친윤은 현행 대표 선출 룰인 ‘100% 당원’안을 찬성한다. ‘윤심’을 좇아 새 대표를 선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당내에서는 총선 참패 이후 대표 선출 룰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4.10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3040세대 후보 모임인 ‘첫목회’는 지난 2일 대표 선출 룰을 ‘50% 당원, 50% 여론조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재영 간사는 “이번 선거를 치르고 나서 우리가 확인한 민심과 굉장히 괴리가 있었던 결과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전당대회 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12일 황 위원장의 인선안에 대해 “과연 이 정도의 비대위 구성으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의 눈높이에 부합하고 당원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심을 담아낼 수 있도록 수도권 낙선자들의 추가 인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