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반인도 선장, 기관장이 될 수 있다

2024-05-14 13:00:22 게재

우리나라 무역의 99.7%를 지탱하는 해운업과 국민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는 수산업은 최근 심각한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매년 해양·수산계 대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약 1700여명의 젊은 해기사들이 양성되고 있으나 졸업 후 5년 사이 약 70%가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세를 고려할 때 앞으로 구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해양·수산업계의 심각한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유연하게 해기사를 양성하고 배출된 해기사들이 장기적으로 안정된 승무를 할 수 있도록 인력양성 경로 다변화, 소득세 감면, 근로조건 및 환경개선 등 ‘선원일자리 혁신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오션폴리텍 양성과정 주목

이러한 배경 속에 최근 바다를 꿈꾸는 비(非)해양·수산계 일반인들도 해양산업분야 전문직인 해기사가 될 수 있는 오션폴리텍(Ocean Polytech) 양성과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1991년부터 시작된 오션폴리텍 과정은 취업이 절실한 육상의 우수인재를 해기사로 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32년 동안 약 2900명이 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많은 졸업생들이 도선사, 선장, 기관장, 1등 항해사, 1등 기관사 등 해운·수산업계의 핵심인력이나 임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 시행하는 오션폴리텍 해기사 양성과정은 상선 3급(외항상선), 상선 5급(내항상선), 어선 5급(원양어선), 어선 6급(연근해어선)의 총 4개 과정이 있다. 교육비와 교재비 숙식비 등은 전액 국비로 지원되므로 개인부담은 없다.

상선 3급 과정(140명)은 이론교육 6개월과 승선실습 5개월, 어선 5급 과정(40명)은 각 3.5개월 및 1.5개월 등 각 과정별 교육기간은 3개월부터 11개월까지 차이가 있다.

교육생들은 입교 후 우수한 교수진과 선배 해기사, 업계 전문가의 교육 및 상담을 통해 해기사로서 전문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또 상선·어선실습선과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교육장비를 활용한 실습교육으로 현장실무를 체득한 인재로 양성된다. 취업률은 100%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 해기인재 유치에도 노력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정부·지자체, 해운·수산업계, 해군, 노사발전재단 등 다양한 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인재유치 캠페인을 실시해 1년 전보다 46% 증가한 246명의 교육생을 모집해 올해 교육 중이다.

쾌적한 생활관 신축, 노후 실습선 대체건조 등 인프라 개선과 교육과정 중 생계지원제도 도입 등 해기사 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지원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오션폴리텍 과정의 지원자격은 상선 3급의 경우 전문대 졸업자 또는 대학에서 2학년 이상 수학한 자로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3개 과정에는 학력제한을 두지 않는다. 연령대도 2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매년 11월부터 시작되는 교육생 선발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으로 이루어지며, 선원수첩 발급 및 선원신체검사 기준에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연수원은 일반인들도 선장·기관장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집중할 계획이다.

연수원은 또 중·고등학생 해기사 진로체험 등 미래 해기인재 유치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꿈을 이루길 희망한다.

김민종 한국해양수산연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