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산정, 비과세 근로소득 제외해야
법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중 5천만원 비과세”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근로의 대가로 받은 보수에서 비과세 근로소득에 해당할 경우 국민건강보험료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A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근로의 대가로 받은 봉급, 급료, 상여, 수당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금품, 즉 보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세특례제한법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중 연간 5000만원 이내의 금액을 비과세 근로소득으로 정한다”며 “과세되지 아니하는 소득의 금액도 종합소득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합산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료 등 산정의 기초가 되는 보수에서 제외하여야 할 비과세 근로소득에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비과세 근로소득도 포함된다”며 “보수에서 제외돼야 할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까지 포함해 보험료를 산정한 것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A사는 벤처기업육성특별법에 따라 임직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는 벤처기업이다. A사는 정기주주총회결의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고, 이후 임직원 중 14명은 2022년 5월 주식매수선택권을 일부 행사해 2400만~8000만원까지 이익을 얻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임직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모두 포함해 납부의무자인 A사에게 2023년 4월분 내지 2024년 1월분 각 국민건강보험료 및 장기요양보험료를 부과했다. 보험료는 임직원별로 연간 5000만원 이내의 금액을 모두 보수에 포함하면서 늘어나게 됐다.
A사는 재판에서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모두 포함해 임직원의 보수와 보험료를 계산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보험공단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소득세가 과세되지 아니하는 것일뿐,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서 명시한 비과세 근로소득이 아니다”고 맞섰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