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고수들 한강에 모인다
서울시 잠퍼자기 대회 개최
심박수 측정 ‘깊은 잠’ 겨뤄
잠만 잘 자면 수십만원대 경품을 받을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여의도 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제1회 잠 퍼자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사진 참조).
참가자들은 편안한 차림으로 방문해 당일 오후 3~5시 2시간동안 잠만 푹 자면 된다. 주최측은 대회 현장에 요가 매트를 두고 수면에 도움을 주는 음악을 틀어 숙면을 돕는다.
참가자 손가락에 심박수 센서를 달아 평소 심박수 대비 수면 심박수 편차가 가장 큰 사람이 우승하게 된다. 잠을 자면 심박수가 떨어지는 점에 착안해 측정 방법을 정했다. 30분마다 심박수를 측정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기록을 살핀다.
이날 베스트 드레서 선발도 흥미를 돋운다. 현장에서 시민 투표를 통해 개성이 특출난 옷을 입은 참가자를 뽑을 계획이다.
시민들 호응은 뜨겁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부터 참가자 접수를 받았는데 4시간만에 100명이 다 찼다. 여성(69%)이 남성(31%) 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49%)가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42%), 10대(7%) 순이었다. 신청자 80% 이상은 직장인 또는 대학생이다. 신청서에 적은 사연을 보면 대부분 주중 일과의 피곤함으로 평소에도 주말에 낮잠을 즐긴다.
행사장에는 에어 소파가 준비되며 배부르면 잠이 잘 오는 특성을 고려해 도시락 등 기본적인 먹거리도 제공된다. 시 관계자는 “참가자들은 최대한 피곤한 몸상태를 만들어 오면 된다”며 “직장과 학업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며 재충천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수면장애 환자들은 급증하는 추세다. 2018년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약 91만명이었는데 2022년엔 30%나 증가해 116만명을 넘어섰다. 불면증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국내총생산 대비 0.85~2.92%에 이른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