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코인 일평균 거래대금 3조6천억…상반기 대비 24% 증가
원화마켓 일평균 거래 5조9천억원으로 급증 추세
비트코인 가격 상승, 거래소 수수료 무료 정책 영향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 43.6조 … 상반기 대비 53%↑
비트코인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코인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하반기 3조6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인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화마켓(원화와 코인간 거래 지원) 거래소의 5월 일평균 거래금액은 1조4000억원까지 하락했지만 불과 7개월 후인 12월에는 5조9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1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코인거래소 22곳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3조6000억원으로 상반기 2조900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원화마켓은 3조58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24% 증가한 반면 코인마켓(코인 간 거래만 지원)은 41억원으로 같은 기간 44% 감소했다.
원화마켓의 지난해 월별 일평균 거래금액은 8월 1조8000억원에서 9월 2조원, 10월 3조2000억원, 11월 5조3000억원, 12월 5조900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작년 11월 전 세계에서 원화 비트코인 거래량의 비율이 41%를 기록해 미국 달러화 비율 40%를 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말 비트코인 가격은 4만2265달러로 6월말(3만477달러) 대비 39% 상승했다. 당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가격이 급격히 오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빗썸 등 일부 국내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 정책 등을 시행하면서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상승 영향으로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43조6000억원으로 상반기(28조4000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글로벌 기상자산 시가총액은 2143조원으로 같은 기간 39% 증가했다.
등록계정과 실제 이용자도 늘었다. 등록계정수는 작년말 1816만개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867만개(91%), 실제 이용자수는 645만명으로 39만명(6%) 증가했다. 다수의 휴면계정이 일반 등록계정으로 전환되면서 계정수가 급증했다. 연령별 이용자를 보면 30대(29.3%) 비중이 가장 높고 40대(29.9%), 20대 이하(18.2%), 50대(17.75)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65%(416만명)는 50만원 미만을 보유했고, 1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 비중은 10%(67만명)로 작년 상반기 대비 2%p 증가했다. 1억원 이상 보유자 비중은 1.3%(8만1000명)로 집계됐다.
◆원화마켓·코인마켓 거래소 양극화 심화 = 작년 하반기 코인거래소 전체 매출은 58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53억원(1%)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693억원으로 413억원(18%) 늘었다. 원화마켓 거래소 영업이익은 2968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367억원 늘었지만, 코인마켓 거래소는 2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적자(320억원) 규모 보다 줄기는 했지만 감소폭이 크지는 않았다. 완전 자본잠식을 기록한 거래소는 15곳으로, 지난해 2곳이 영업을 중단했다. 코인마켓 월별 일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7월 76억원에서 매달 하락해 12월에는 25억원으로 급감했다.
현재 원화마켓 거래소는 5곳(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이고 코인마켓 거래소는 17곳이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원화마켓 진입이 막힌 상태다.
한빗코는 지난해 6월 광주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했지만 FIU는 다수의 불수리 요건이 존재한다며 원화마켓 변경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빗코는 16일 오후 거래소 서비스를 중단했다. 코인업계에서는 코인마켓 거래소 상당수가 서비스를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원화마켓 이용자는 지난해 하반기 640만명으로 상반기 대비 44만명(7%) 증가한 반면, 코인마켓은 4만7000명으로 같은 기간 4만8000명(50%)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코인거래소 전체 종사자수는 1665명으로 평균인원은 원화마켓 거래소 271명, 코인마켓 거래소 18명으로 나타났다. 자금세탁방지 업무 관련 인원은 199명으로 원화마켓은 평균 24명, 코인마켓은 평균 4명에 그쳤다.
◆국내 유통 코인 600종, 1곳에서만 거래되는 코인 332종 = 국내에서 유통되는 코인은 600종이며 작년 상반기 대비 22종이 줄었다.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유통되는 단독 상장 코인은 332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단독상장 코인 중 국내산 코인은 133종으로 추정되며 작년 상반기 대비 50종이 감소했다.
단독상장 코인의 국내 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4%를 차지하고 있다. 단독상장 중 국내산 코인의 시가장치는 7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인마켓 시가총액 4600억원 중 단독상장 코인 비중이 66%를 차지할 만큼 높은 상황이다. 단독상장 코인 취급비율은 원화마켓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2%에서 하반기 19%로 낮아진 반면, 코인마켓은 32%에서 38%로 증가했다.
FIU는 “단독상장 코인 중 32%(107종)는 시가총액 1억원 이하”라며 “급격한 가격변동, 유동성 부족 등 시장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거래중단(상장폐지)된 코인은 지난해 하반기 138건으로 상반기(115건) 대비 20% 증가했다. 거래중단 사유는 사업지속성과 발행재단 관련 등 프로젝트 위험이 52%로 가장 높았다. 유의종목 지정은 173건으로 12% 증가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