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김호중’ 압수수색 영장
블랙박스 사라져, 술자리 정황도
소속사 대표 “대리출석 내가 지시”
경찰이 서울 강남 도로에서 충돌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 은폐가 있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가 빠져 있었던 점과 사고 후 김씨 소속사 여러 명이 사고 대응에 관여한 것을 확인하고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차선을 넘어 마주 서 있던 택시와 충돌한 뒤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이후 김씨 매니저 30대 A씨가 사고 3시간 만에 김씨가 사고 당시 입고 있던 옷을 입고 경찰서에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자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씨인 점을 토대로 추궁한 끝에 김씨가 직접 운전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요구를 받고 10일 오후 경찰서에 출석한 김씨는 자신이 운전한 것을 시인했고 음주측정도 실시했다.
경찰은 김씨 소속사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관여한 게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 매니저 등에 대해 범인도피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씨 소속사 대표는 16일 자신이 직원에게 김씨 대신 대리출석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 모씨는 16일 공식입장을 통해 김씨가 이동 중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냈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 먼저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며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 옷을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김씨가) 인사차 유흥주점에 방문했다”며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