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 이어 ‘남편 찬스’까지
17일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청문회
자녀·배우자 특혜 의혹 공방 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기 처장으로 지명된 오동운 후보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아빠 찬스’, ‘남편 찬스’ 등 각종 의혹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도덕성 검증은 물론 오 후보자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등 공수처가 맡고 있는 수사를 지휘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도 철저히 따진다는 입장이어서 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1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7일 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오 후보자가 딸과 배우자 등 가족에게 편법으로 자산·소득 관련 특혜를 제공한 의혹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오 후보자의 딸 오 모씨는 스무살이 되던 2020년 8월 어머니로부터 경기도 성남시 땅 60㎡와 건물을 4억20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지는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이 예정된 곳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전에 자녀에게 넘겨줘 증여세를 아끼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 후보자는 이와 관련 “딸에게 3억5000만원을 증여해 3억원을 매매대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은 증여세(4850만원)를 납부했다”며 “나머지 매매대금 1억2000만원은 이주비 대출로 충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법한 절차는 없었다는 것인데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딸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기 전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 편법 증여한 것이라는 의혹이 더 짙어진 상태다.
오 후보자 딸의 ‘아빠 찬스’ 의혹은 또 있다. 오씨는 대학생이던 2020~2023년 오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동기 등이 재직 중인 법무법인 3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37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의 배우자도 4년여간 오 후보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2억원 가량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남편 찬스’ 논란이 제기됐다.
오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서에서 딸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결과적으로 ‘세테크·아빠 찬스’로 비치게 된 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자와 관련해서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오 후보자는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법의 테두리 내에서 처리했던 일”이라며 위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 후보가 공수처장 자격이 없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드러난 문제들만 봐도 공수처장 자격은커녕 현직 공직자라면 공수처 수사를 받아야할 지경”이라고 오 후보자를 비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