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최선의 방어…여권 ‘김정숙 특검’ 공세

2024-05-20 13:00:02 게재

“타지마할·장신구 의혹 특검”

야 ‘김건희 특검’ 반격용 해석

여소야대라 성사 가능성 낮아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겨냥한 특검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재추진할 뜻을 비치자, 이를 막기 위한 선제공격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실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더라도 여소야대 국회 문턱을 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일 여당과 보수진영에서는 ‘김정숙 여사 특검’ 주장이 잇따른다. 특검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옷과 장신구 사 모으기 의혹’과 ‘타지마할 관광 의혹’이다. 김정숙 여사가 관련된 의혹의 무게가 더 큰 만큼 ‘김건희 여사 특검’에 앞서 또는 동시에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나와 “3김 특검이라고 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적고 난 이후에 굉장히 많은 언론과 방송 또 국민들께서 지지를 보내왔다”며 “문제가 있으면 누구든지 동등하게 수사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데 많은 국민이 지지를 보내준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앞서 “김건희 여사의 300만 원짜리 특검을 받아들이는 대신, 적어도 3억원 이상으로 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의 국고손실죄 의혹에 대한 특검, 김정숙 여사의 관봉권을 동원한 옷과 장신구 사 모으기 의혹 특검 등 ‘3김 여사 특검’을 역제안하길 바란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고 표현할 것을 겨냥해 “인도 방문에 3억7000만원이 들었는데 대통령 전용기를 띄우는데만 2억5000만원이 들어 직권남용으로 세금을 낭비했다는 고발이 접수됐다”며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을 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김장겸 당선인도 19일 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관광을 여사 외교로 둔갑시켰다”며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 특검이 필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여당 인사들을 비롯해 보수 유튜버들도 연일 ‘김정숙 여사 특검’ 주장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이는 야권의 ‘김건희 여사 특검’ 추진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다만 여당이 ‘김정숙 여사 특검’을 실제 추진할지는 불투명하다. 여권은 야권의 특검 공세에 대해 “일단 검찰·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본 뒤 특검 여부를 판단하자”며 버티고 있다. 김정숙 여사와 관련된 의혹은 검찰 수사 중이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도 ‘김정숙 여사 특검’ 추진 가능성을 낮추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제출한다고 해도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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