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음주운전 시인, 혐의 추가 전망
도주에 사고 미조치, 은폐시도까지
“도주치상, 음주운전보다 형량 높아”
교통사고 미조치 후 달아났던 가수 김호중씨가 음주운전을 시인하면서 처벌의 수위와 함께 경찰의 대응이 관심이다. 경찰은 말바꾸기와 증거은폐 의혹까지 있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김씨는 19일 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과문을 내고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김씨 입장 발표가 있자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측 변호인을 통해 연락을 받았으나 출석 일정을 조율해 확정한 것은 없다”며 “출석을 희망한다고 해서 바로 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간 김씨 소속사는 김씨의 교통사고 도주와 미조치 혐의는 인정했지만 “음주를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김씨의 음주 정황이 속속 나오고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고려 내용이 알려지자 ‘최악의 상황’을 막자는 고육책에 결국 음주를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2차선 도로에서 반대편 택시와 충돌한 뒤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김씨는 매니저의 허위 자백 이후 사고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운전자 바꿔치기에 가담한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김씨의 도주와 사고 후 미조치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음주운전 여부 확인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경찰은 “사고가 났는데도 도주를 했고 계속 말바꾸기를 했다”며 “단순 교통조사가 아닌 진실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법조계는 도주치상과 사고 후 미조치가 음주사고 시 신고처리보다 더 강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의회 법무법인 수안 변호사는 “특가법상 도주의 형량이 일반적으로 음주운전 사고보다 높다”면서 “다만 음주수치에 따라 처벌구간이 달라지는데 경우에 따라 특가법 위반 위험운전치사상죄로 의율된다면 음주운전으로도 처벌 형량이 낮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가법상 도주차량 운전자는 피해자 상해 시 1년 이상 유기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사고 후 미조치는 5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음주운전의 경우는 혈중알코올농도나 초·재범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음주운전 상해사고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도주치상 형량이 높은 이유는 도주를 고의성이 다분한 범죄로 보기 때문이다.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는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기 때문에 형량이 높을 수 있다”며 “음주수치가 꼭 들어가지 않더라도 음주했던 상황들이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 소속사는 19일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김 변호사는 “유명인으로 김씨가 처음부터 행위를 인정했다면 어땠을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