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명품백 고발’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소환조사
지휘부 교체에도 수사는 예정대로
김 여사 책 습득 주민도 21일 조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20일 소환조사한다. 21일에는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선물한 책을 주웠다고 언론에 제보한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거주 주민도 조사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백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백 대표는 최 목사가 명품가방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처음 보도한 매체 대표로 그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백 대표를 상대로 김 여사에게 선물을 건네는 영상을 보도한 경위, 보도의 목적, 최 목사와의 공모 관계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찾아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전달하며 이를 손목시계형 카메라로 촬영한 당사자다.
명품가방과 카메라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준비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검찰 조사 후 “모든 것, 제가 건네준 선물의 의미, 어떻게 전달했으며 왜 전달했고 그런 것을 다 소상히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목사는 다만 검찰이 요청한 당시 영상 원본과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기자에게 넘겨 갖고 있지 않다며 제출하지 않았다.
반면 백 대표는 이날 조사를 받으면서 명품가방 전달 과정이 담긴 영상 원본과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인사청탁을 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 자료 일부를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이 자료가 김 여사가 ‘직무과 관련해’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명품가방 외에도 180만원 상당의 명품 화장품과 향수, 40만원 상당의 고급 양주, 서적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해왔다.
백 대표는 이와 관련 검찰 조사에 앞서 대검찰청에 추가 고발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백 대표에 이어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는 책을 주웠다는 주민 권 모씨를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권씨는 윤 대통령 부부가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다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이사한 2022년말 아크로비스타 분리수거장에서 김 여사가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권의 책을 주웠다고 주장했다. 권씨가 습득했다고 언론에 제보한 책에는 김 여사에게 증정한 것으로 보이는 최 목사의 저서 4권도 포함됐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책을 습득한 경위를 조사하고 권씨로부터 책을 넘겨받아 실제로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이 맞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권씨는 책을 임의 제출해달라는 검찰 요청에 확답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고발 이후 지지부진하던 이 사건 수사는 이달 초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수사팀이 꾸려지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검찰 고위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교체되면서 김 여사 수사에 차질이 우려됐지만 일단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6일 첫 출근길에서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인사와 관계없이 저희가 해야할 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