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채 상병 사건' 김계환·박정훈 대질 검토
21일 조사 가능성 … ‘VIP 격노설’ 진위 따질 듯
경찰, ‘누가 지시했나’ 해병대 여단장·대대장 대질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동시에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두고 서로 다른 진술을 해온 만큼 대질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김 사령관측과 재소환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4일 김 사령관을 불러 15시간 가량 조사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차 조사 일정을 협의해왔다.
김 사령관에 대한 2차 조사 날짜는 21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수처는 같은 날 박 전 단장도 불러 김 사령관과 대질 신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수사 외압의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한 바 있다. 김 사령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는 만큼 공수처는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 대질을 통해 ‘VIP 격노설’의 진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 상병 순직사건의 책임을 따지는 경북경찰청은 19일 현장 작전통제 본부장인 7여단장과 포병 11대대장을 불러 대질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20일 새벽까지 진행됐다.
경찰 조사에서 대대장은 상관인 여단장의 지시에 따라 수중 수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장은 당시 작전명이 ‘수변’으로 여단장 지시 이전에는 물가 주변 수풀이 있는 곳까지만 수색하도록 지시를 하달했다며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
하지만 7여단장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수중 수색 관련 구체적 지시를 한 적이 없으며 독려하는 원론적 차원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지휘관은 채 해병이 숨지기 하루 전날 저녁 식사를 하며 독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대장은 당시 수색 관련 대화에서 여단장이 사단장 강조 사항을 전파하며 ‘필요시 더 깊이 들어가도 된다’는 취지를 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어디까지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으며 허벅지를 가리키자 여단장이 ‘그 정도는 된다’고 답했다는 것이 대대장 주장이다.
하지만 여단장은 그런 대화를 나눈 적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 사이 오간 SNS 등을 분석해 대화 진위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대대장 진술이 구체적인 만큼 조만간 임성근 전 사단장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장세풍·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