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중국 부동산 부양 3개 화살 통할까

2024-05-21 13:00:01 게재

중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4월 말 기준 301조1900억위안에 달하는 총통화(M2) 규모다. M2는 현금에다 기업과 가계예금을 합친 수치다. 예금에는 저축뿐 아니라 대출도 포함된다. 2000년 이후 4월 말까지 중국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14.51%다. 이 기간 M2 연평균 증가율 14.42%를 앞선다. 대출이 총통화 증가를 견인하는 구조다.

대출을 빠르게 늘린 주범은 부동산이다. 2016년 정점 당시 부동산 대출 증가율은 45%였을 정도다. 52조위안 규모의 부동산 대출 중 가계대출이 38조위안이고 나머지는 개발업체 몫이다. 총대출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정도다. 중국 상업은행 담보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부동산가격은 2021년 이후 20%에서 40% 정도 하락한 상태다. 국유 상업은행 부실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12월 이후 상업은행 부실대출을 떠안은 게 5000억위안을 넘어섰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중앙은행이 부실채권을 정리해준 것과 비슷한 조치다.

인민은행 3000억위안 규모 부동산 부양책 발표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부동산 3대 부양책을 내놓았다. 핵심은 3000억위안 규모의 자금지원이다. 정책은행과 상업은행을 통해 지방정부 소속 부동산 기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모기지 조건을 완화하고 대출금리도 0.25%p 내렸다. 국무원은 400억위안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도 발행했다. 올해 3월 전인대에서 예고한 1조위안의 국채발행 계획의 일환이다.

부동산 부양과 국채발행은 재정난에 빠진 지방정부를 돕기 위한 정책이다. 지방정부 부채위기를 중앙정부 채권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다. 중국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287.8%다. 1년 전보다 13.5%p나 늘었고 2019년 말에 비하면 41.25%p나 증가한 수치다. 부채 증가속도도 2008년 이후의 미국 등 선진국 평균을 앞서고 있다.

가계 부채율도 지난해 4분기 기준 63.5%로 선진국 수준이다. 17.9%였던 2008년과 비교하면 2.5배 증가했다.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 잔액 38조1700억위안과 소비성 대출(19조7700억위안) 자영업자 경영 대출(22조1500억위안) 등 총부채를 GDP로 나눈 값이다. 국가통계국 데이터 기준 지난해 인당 가처분소득은 3만9200위안이다. 인민은행 통계에 잡힌 인당 부채 5만7000위안을 고려하면 대출을 늘릴 여력도 없다.

기업 부채율도 지난해 4분기 기준 168.4%다. 특히 부동산 기업의 부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기업부채 대다수는 지방정부와 연계돼 있다. 도시공사가 토지를 담보로 발행한 그림자 부채는 한계상황이다. 최근 기업투자가 계속 하락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중국 가계나 기업 모두 부채율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방정부 부채비율은 222%이지만 그림자금융 부채를 뺀 수치다. 경기를 부양하려면 중앙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중앙정부 국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0조325억위안으로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 1조위안의 국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앙정부의 재정상황도 어렵다는 점이다. 철도공사 부채 6조1300억위안과 3대 정책은행 채권 24조3000억위안 등 그림자 부채도 만만치 않다.

중국 부동산 부양 올인 정책에 촉각 세우는 세계 각국

앞으로 50년 만기 초장기 국채까지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국채를 발행해 조성한 기금 수입은 인프라 투자는 물론 민생과 안보 분야에도 투입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의미도 크다. 하지만 앞으로 3년간 매년 1조위안씩 국채를 발행할 경우 물가를 자극할 여지도 있다. 중국의 특별 국채발행은 글로벌 자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중국판 부동산 부양 올인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현문학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