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분기 순이익 전년대비 92% 증가…반도체 효과

2024-05-21 13:00:01 게재

삼성전자 빼도 영업이익·순이익 60~70% 늘어…금융업은 순이익 감소

코스닥 매출 3.5% 성장에도 순이익 11.2% 급감…부채비율 2.3% 증가

증권가, 2분기에도 반도체 중심으로 상장사 실적 개선 흐름 지속 전망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도 84% 오르는 등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를 빼도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대비 60~70% 늘었다. 다만 코스닥 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부진했다.

◆영업이익도 84% 큰 폭 증가 =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20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결산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700개사 중 분석이 가능한 622개사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6조8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07% 증가했다. 순이익은 36조4473억원으로 91.78% 급증했다. 매출액은 726조3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83%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3.60%에서 6.45%로 전년 동기 대비 2.85%p 늘어났다. 순이익률도 2.69%에서 5.02%로 전년 동기 보다 2.33%p 증가했다.

코스피 내 매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상장사 실적은 개선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를 뺀 연결 매출은 11조79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보다 1.83%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조2504억원으로 62.19% 늘었고, 순이익도 29조6929억원으로 70.3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3.86%에서 6.15%로 2.29%p 증가했고 순이익률도 2.71%에서 4.54%로 1.82%p 늘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흑자전환), 전기가스업(흑자전환), 음식료품(41.99%), 서비스업(24.45%) 등 10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한 반면, 철강금속(-37.03%), 화학(-24.12%) 등 7개 업종에서 영업이익 감소했다. 전기전자(3570.37%), 서비스업(68.23%) 등 10개 업종은 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화학(-37.81%), 철강금속(-37.29%) 등 7개 업종은 순이익이 줄었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코스피에 상장한 금융회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금융업종 41개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10조902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5% 줄었다. 금융지주(-11.22%), 증권(-9.00%)의 수익성이 특히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은행(8.57%)만 순이익이 늘었다. 순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5조7693억원, 보험 2조9801억원, 증권 1조1519억원, 은행 7888억원 순이었다. 영업이익은 은행(12.59%), 금융지주(4.86%)의 선전으로 15조3301억원에서 15조5168억원으로 소폭(1.22%) 증가했다.

한편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이 115.61%로 작년 말보다 2.67%p 높아져 재무상황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분석대상 622개사 중 순이익 흑자기업은 488개사(78.46%)로 지난해 477개사(76.69%)보다 11개사 늘었다.

◆코스닥 일반 제조업 실적 부진 = 코스닥 기업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5조6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0%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1% 감소한 2조3312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이익은 2조1717억원으로 11.22% 급감했다. 제조업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에 적자 기업의 비율도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86%에서 올해 3.58%로, 순이익률은 3.89%에서 3.34%로 낮아졌다.

IT업종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12.04%, 영업이익이 110.90%, 순이익이 23.41% 증가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크게 성장했으나, 제조업종은 매출액이 0.81%, 영업이익이 20.11%, 순이익이 26.95% 감소하며 부진했다.

이 중에서도 섬유·의류(-76.02%), 일반 전기전자(-41.20%), 운송장비·부품(-20.33%)가 크게 줄었다. 반면 IT 부품은 253.97%, 반도체는 66.98% 증가했다. 반도체, 정보기술(IT) 부품 쏠림 현상이 크게 심화된 모습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IT 하드웨어 업종의 영업이익이 2배가량 증가한 반면 제조 업종은 음식료·담배, 기계·장비 등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말 기준 코스닥 기업 부채비율은 108.53%로 작년 말보다 2.31%p 올라 재무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 흑자기업은 678개사(58.76%)로, 전년 동기(703개사) 대비 25개사가 줄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향후 증시 분수령 = 한편 증권가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상장사 실적은 반도체 효과가 가장 컸다”며 “사이클 회복에 따른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반도체 업황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하향되는 모습이어서 2분기를 썩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오는 2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가이던스를 충족하는지 여부가 반도체 업황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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