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재소환

2024-05-21 13:00:07 게재

오후에는 박정훈 전 수사단장도 출석

대질 통해 ‘VIP 격노설’ 진위 확인할듯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소환했다.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조사다. 이날 오후에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공수처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대질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사건을 초동 수사한 박 전 단장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 하자 김 사령관이 이첩을 보류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윗선과의 연결고리로도 지목된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서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 “대통령실 회의에서 VIP(윤석열 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단장은 “정말 VIP가 맞느냐”고 물었고 김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고도 했다. 이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사령관은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4일 15시간 가량에 걸친 1차 조사에서도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공수처가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을 같은 날 동시에 부른 만큼 대질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질조사가 성사되면 공수처는 두 사람을 상대로 ‘VIP 격노설’의 진위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으로부터 받은 지시 내용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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