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된 국내 증시
나스닥·S&P500 연일 사상최고
대만 가권지수도 올해 18.4% ↑
AI관련 수혜 적고 중국 쇼크 커
글로벌 증시의 사상최고치 사상 최고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우지수는 4만선을 넘어섰고 나스닥과 S&P500지수는 연일 사상최고치 행진이다. 유럽 주요 증시와 함께 대만 증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까지 극도의 부진을 보이던 중화권 증시도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관련 수혜가 대만에 비해 크지 않은 데다 중국 쇼크를 국내 경제와 증시가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망세 짙어진 코스피 = 22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 초반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16포인트(0.12%) 떨어진 2721.02에서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0.72포인트(0.03%) 내린 2723.46으로 출발해 낙폭을 소폭 키웠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5포인트(0.21%) 오른 848.26으로,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지수는 전일보다 3.89포인트(0.46%) 오른 850.40으로 출발해 오름폭을 소폭 줄였다. 장중에는 전일대비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는 다음날 예정된 엔비디아 1분기 실적 발표와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분위기다.
◆대만증시와 한국 증시 차별화 뚜렷 = 최근 들어서는 대만 증시와 한국 증시간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종가기준 대만 가권지수는 올해 들어 18.4%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2.6% 상승에 그치고 있다. 주가상승률 차별화도 눈에 띄는 부분이지만 대만과 한국간 시차총액 격차가 벌어지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팬데믹 기간 중 대만 시가총액이 한국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상회한 적은 있지만 최근처럼 대만 시가총액이 한국 시가총액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격차를 확대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대만과 한국간 시가총액 격차가 확대되는 이유는 대만증시의 경우 TSMC 주가가 올해 약 40% 이상 급등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0.1%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 간 시가총액 격차도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양사의 경쟁력이 예상과 달리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양국 증시 간 차별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대미 수출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의 대미 수출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5.4% 증가한 이후 올해 들어 1~4월 중 전년 동기 17.7%의 양호한 증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의 대미 수출은 2023년 1.6% 증가에서 올해 1~4월 중 전년 동기대비 64%급증하고 있다. 1~4월 대만의 총수출 증가율이 10.8% 임을 고려할 때 대만의 대미 수출 증가폭은 다소 이례적 수준이다.
미국 AI 붐 사이클에 대만 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이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반도체를 중심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속에 대만이 한국에 비해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받고 있음이 한국과 대만 증시 간 차별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