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정위 사건처리 늘었지만 과징금 절반 감소
과징금 규모 1위는 호반 일감 몰아주기
“대형사건 처리 여부에 따라 등락 심해”
공정위 제재 뒤 소송 제기율 9.2% 하락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이 전년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과징금이 가장 높았던 사건은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이었다.
22일 공정위 사건접수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에서 처리한 사건은 총 2503건으로 전년(2172건) 대비 15.2% 늘었다.
이 중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사건은 118건으로 전체 과징금 액수는 3915억7600만원이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과징금 사건 수는 5.4% 증가했지만, 과징금 액수는 52.4% 감소했다.
법률별로는 공정거래법 위반에 부과된 과징금이 3394억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소비자 보호 관련법(403억6700만원), 대규모유통업법(59억8200만원) 순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연도에 관련 매출액이 큰 대형사건의 처리 여부에 따라 과징금 액수는 연간 등락 폭이 크다”면서 “지난 정부 초기 2년과 비교했을 때 과징금 부과액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분된 사건 중 ‘과징금 1위’는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이었다. 호반건설은 계열사들을 동원해 이른바 ‘벌떼입찰’ 방식으로 아파트를 지을 공공택지를 따낸 뒤, 총수 아들이 소유한 회사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부당 내부거래를 해 공정위로부터 6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두번째 많았던 사건은 구글의 ‘원스토어 입점 제한’ 사건이었다. 구글은 자사 앱마켓의 경쟁사인 원스토어에 앱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게임사들에 혜택을 제공했다가 과징금 421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이 밖에 조달청 발주 백신 구매 입찰 담합 사건(406억원), 경강선 제조·판매 담합 사건(393억원), JW중외제약의 부당고객유인 사건(305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행정처분 확정 사건 기준 소송 결과를 보면 공정위의 승소율은 70.1%로 1년 전(70.9%)보다 소폭 감소했다. 일부승소는 19.5%, 패소는 10.4%였다. 패소율이 10%를 넘어선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반면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비율은 2022년 10.5%에서 지난해 6.4%로 하락했다. 행정처분 관련 소 제기율도 2022년 28.3%에서 지난해 19.1%로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처분에 대한 피심인들의 인정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피심인 의견진술 절차 강화 및 관련 제도 개선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