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2시간 조사, 음주량 등 진술
6시간 귀가 버티다 “죄송”
경찰, 증거인멸 혐의 수사
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를 출석시켜 조사한 가운데 김씨의 음주량을 특정하는 한편 증거인멸 혐의를 규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를 받는 김씨를 불러 2시간가량 조사했다.
당초 공개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경찰서로 들어갔다. 조사 이후에는 취재진 앞에 나서기 어렵다고 귀가를 미루다 저녁 10시 40분쯤에야 마지못해 로비로 나왔다.
앞서 김씨는 지난 10일 첫 출석해 진술했고 이후에는 12일, 15일, 이날까지 세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과거 피의자 심문을 상당히 오랜 시간 받았기 때문에 (오늘은) 모순된 부분들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의 택사와 충돌한 뒤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매니저의 허위 자백 이후 사고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운전자 바꿔치기에 가담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측 조남관 변호사는 조사가 끝난 후 취재진에게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했고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며 “마신 술 종류와 양을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음주운전 부분만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
김씨가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하고 증거인멸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하고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할 예정이다. 김씨는 사고 당일 오후에만 3차례에 걸쳐 음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직적 은폐에 대해서는 매니저가 자수한 시점부터 교통·형사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음주가 가장 큰 쟁점이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씨 외에도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본부장, 매니저 등 3명도 범인도피교사,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사고 전후 이용한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는 현재 없어진 상태다.
김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서면서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