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능욕 음란물 수천건 유포
서울대졸업생, 동문대상 범죄
서울대 졸업생 2명이 대학 동문 등 여성 수십명을 상대로 합성음란물을 만드는 등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러 검거됐다. 이들이 유포한 음란물은 수천건에 달한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서울대 졸업생 박 모씨와 강 모씨 등 2명을 성폭력처벌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알고 지내던 서울대 동문 여성 등 수십명의 졸업사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된 사진을 나체 사진 등에 합성한 후 유포하는 등 지인능욕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유포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유포·소지 등)도 적용됐다.
박씨가 만든 음란물은 100건이 넘고 1700건 유포했다. 박씨는 또 음란대화방 20여개를 동시 운영했다. 비슷한 변태적 성적 취향을 가진 이를 초대했고, 수사기관 등으로 의심되는 이가 있다면 강제로 퇴장시켰다.
애초 10명의 피해자들이 경찰에 개별적으로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본격적인 수사 과정에서 서울대 동문인 2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 피해자는 최소 61명이나 된다.이들은 단순 음란물제작, 유포만 한 게 아니라 피해자들을 실제 접촉하려고도 했다.
박씨와 강씨는 서로 일면식이 없었으나 경찰에 검거된 이후에야 서울대 동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현재 무직 상태로, 성범죄 전력이 없고 미혼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경찰은 박씨와 강씨가 또 다른 성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 등이 만든 음란물을 공유받아 다시 유포한 남성 3명도 찾아내 검찰에 넘겼다. 성적 취향이 비슷한 이들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음란물을 주고받았다. 경찰은 텔레그램방에서 음란물을 주고받은 이들을 추적 중이다. 박씨 등이 있던 단체 대화방에는 수십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유포된 영상과 사진을 일일이 확인해 인터넷과 모바일상에서 삭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진과 영상에 특정되지 않은 피해자도 있어 재유포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난이도가 높은 수사였지만 신상을 공개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