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업무개선 권고” 교육지원청 거부
인권위 “유감”
일선 교육지원청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업무처리 개선 권고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권위는 22일 “합리적 이유없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인권위는 올 2월 A교육지원청에게 학교폭력대책심의위가 열리면 학폭위 위원 정보를 당사자에게 안내하는 등 업무 관행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학폭위가 열릴 경우 당사자의 기피신청권이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2022년 A교육지원청에서 학폭위가 열렸다. 피해자측이 참여위원 명단 등을 문의했지만 A교육지원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측은 학폭위 위원의 발언이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학폭위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A교육지원청의 학폭위 개최 및 운영과 관련한 업무상 개선할 점이 있다고 봤다.
인권위의 업무처리 개선 권고에 A교육지원청은 과거 법원 판결을 내밀었다. 유사 사건에 대해 학폭위 위원 정보를 당사자에게 제공하지 않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A교육지원청은 이를 근거로 학폭위 위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A교육지원청이 권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는 학폭위 결정을 취소하라는 것이 아닌 당사자의 기피신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 업무관행의 개선을 권하는 것”이라며 “법원 판결과 충돌하지도 않는데 법원 판단을 이유로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