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도피 관여 혐의’ 구속기로
위험운전치상·도피방조 추가
경찰 “음주수치는 추후 적용”
가수 김호중씨가 음주 뺑소니와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구속기로에 섰다. 경찰은 추가적인 직접 조사를 더 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첫 공개 조사 이후 김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혐의와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4일 낮 12시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에 앞서 범인도피교사와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전 모 본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같은 날 진행된다.
김씨는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택시와 충동한 뒤 사고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매니저가 허위 자백한 이후 사고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하면서 운전자 바꿔치기 등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세 차례 경찰 조사에서 김씨에게는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적용됐지만 영장신청 단계에서 위험운전치상과 범인도피방조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이 위험운전치상죄를 적용한 것은 일단 혈중알코올농도를 엄격히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위험운전치상죄는 음주나 약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를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성립한다.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한 것은 김씨가 운전자 바꿔치기와 음주 뺑소니 증거 인멸에 적극 관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범인 자신의 은닉 행위는 죄가 되지 않지만 타인을 방조해 자신을 도피하게 하는 경우 죄가 성립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리 검토를 거쳤고 범인도피방조 판례도 있다”면서 “김씨 신병확보 후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를 더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범인도피교사 혐의 적용까지 가능함을 시사했다.
영장신청 단계에서 빠졌던 음주 수치를 특정하는 것은 이후 수사를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경찰은 “음주 수치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추후 음주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씨측 변호인은 21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했고, 마신 술 종류와 양을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매니저 대리 자수를 지시하고 증거인멸에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히면서 김씨의 추가 공연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김씨 소속사는 일단 22일 오후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씨측이 심사 일정 연기를 요청할 수도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