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내 미국 자산 압류 법령 서명

2024-05-24 13:00:01 게재

바이든 러 자산 압류에 맞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이 조치한 러시아 자산 압류로 입은 피해를 자국 내 미국 기업 및 개인의 자산 압류로 보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3일(현지시간) 타스 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조치로 러시아와 러시아 중앙은행이 입은 피해를 보상하는 특별 절차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

이 법령에 따라 러시아 연방과 러시아 중앙은행, 개인은 미국의 결정으로 부당하게 재산권을 박탈당한 사실을 입증하고 손해 배상을 받기 위해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러시아 내 외국 자산 판매를 관리하는 외국인투자통제위원회는 러시아에서 압류할 수 있는 미국의 증권, 부동산, 동산, 재산권 등 자산을 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보상 여부와 규모는 재판부가 결정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이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직후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온 보복 조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인을 위한 경제 번영과 기회 재건 법안’에 서명해 미국 내 러시아 국영 자산 약 50억달러를 압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1일 역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서방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한 이후 동결자산 수익을 활용하기로 한 첫 사례다. G7도 이같은 지원 방안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EU와 G7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은 2800억달러(약 382조억원)에 달한다.

서방은 그러나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원금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드미트리 비리체프스키 러시아 외무부 경제협력국장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자산이나 그 일부가 압수될 경우 대칭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러시아의 동결 자산이 몰수될 경우 대응 차원에서 압류할 수 있는 서방 자산 목록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가 시작된 이후 비우호국 투자자에게 반드시 러시아 은행에 투자 계좌(C)를 개설하도록 하고, 당국의 허가 없이는 이 계좌를 통한 해외 송금을 금지했다. 2022년 11월 기준으로 이 투자 계좌에 묶인 자금의 총규모는 최소 2800억루블(약 4조2000억원)로 추산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달 초 전문가들을 인용해 외국인 투자 감소로 러시아가 동결자산 압류에 대한 보복에 나설 능력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개인 투자자의 현금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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