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업계 ‘과잉생산 해소’ 모색
미국·유럽 등서 중국의 저가상품 수입 제한
기업간 인수햡병 장려, 원활한 퇴출 등 논의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태양광 패널 과잉생산에 불만을 표하며 수입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태양광업계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자국 내 인수 합병 등을 모색 중이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태양광산업협회가 최근 회의를 열어 태양광 기업 간 합병을 장려하고 기업이 원활하게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지적재산 보호 조치를 취하면서 악의적인 경쟁을 종식시킬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논의는 중국 태양광 공급망의 가격 하락과 운영 압박이 커지면서 이뤄진 것이다.
504개 회원사로 구성된 이 협회는 가격지수 모델을 만들고 선물 계약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 국내외에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 형성 메커니즘을 모색해나갈 방침이다.
비즈니스 경영 컨설팅 회사인 데잔 시라&어소시에이츠의 매니징 파트너인 알베르토 베토레티는 “태양광 산업의 인수합병은 과잉 용량 문제를 완화하고 산업 통합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규모의 경제를 제공하면 가장 저렴한 제품을 내놓기 위한 경쟁을 유발하지 않고도 보다 합리적인 가격 억제가 가능하다”면서 “저가 경쟁은 기업의 연구와 혁신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 피치 보화는 중국 기업이 만든 태양전지 셀, 웨이퍼, 부품, 모듈이 제품 유형에 따라 전 세계 총 생산량의 75~95%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피치 보화의 기업 부문 부이사 다리우스 탕은 “중국의 태양광 부문은 통합 공급망, 선도적인 생산 비용, 상당한 규모의 경제 등 다른 국가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이점을 누리고 있지만,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 상황에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탕은 “많은 수의 중국 태양광 업체가 여전히 경쟁업체, 특히 중소업체를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대규모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과잉생산은 더욱 심각해지고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는 의류, 가구, 가전제품 등 기존 3대 수출 부문에서 벗어나 중국 수출의 ‘신3종’으로 꼽힌다. 중국은 2023년에 약 217기가와트의 태양광 용량을 추가했으며, 이는 2022년 수준의 약 2.5배, 전 세계 신규 태양광 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12월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일부 산업에서 과잉 생산 문제를 지적했지만 최근 몇주 동안 중국 당국은 서방이 생산 능력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서방 지도자들은 과잉 생산으로 인해 저가의 중국 수출품이 자국 시장에 넘쳐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 당국은 루마니아의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해외 보조금 수령 혐의로 중국 기업 2곳을 조사했으며, 결국 두 기업 모두 철수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중국산 태양 전지에 대한 관세를 올해 25%에서 50%로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중국은 2022년 기준 전체 태양광 장비의 80%를 수출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3년과 2024년에 전 세계 태양광 제조 능력이 2배로 증가한 후 중국이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