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기기 산업시장현황
“만성질환 조기 진단기술, 체외진단산업 미래 이끌 것”
치료에서 예방으로, 현장진단·자동화·정밀의료 중심으로 발전 전망 … “의료서비스 맞춤형 개발”
코로나19 이후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대두됐다. 감염병 만성질환 등 발병률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의료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어 체외진단의료기기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기술발전으로 혁신 제품의 개발과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진단 기능과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기회로 삼아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신속한 제품 개발과 생산 그리고 긴급사용을 위한 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때 맞춘 대응으로 코로나19 관련 진단시장 초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2023년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후 관련 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어 이 분야의 시장 규모와 실적도 줄어들었다. 이에 긴 안목으로 국내 산업계가 세계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전략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해서 체외진단의료기기 국내외 산업과 시장 현황을 짚어보고 산업 발전 방향을 공유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사건은 전세계에 체외진단 산업과 미래의료의 갈 길을 알려 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특히 질병 중심과 단순치료에서 예방과 환자중심으로의 의료패러다임 전환은 예방과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이를 미래 체외진단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여진다.
29일 황성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 등은 진흥원의 보건브리프 414호에 실린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현황과 전망’보고서에서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계속 늘고 있다”며 “가까운 미래 체외진단산업의 모습은 암 심현괄질환 알츠하이머 같은 질환의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액체생검 유전체 분석 등 질병진단 기술이 차세대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경험 체외진단산업 큰 전환 =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분자진단기술과 면역분석진단기술 시장이 세계적으로 크게 확대됐다. 관련 소모품과 키트 판매도 늘었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초기에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을 활용한 중앙집중식 검사를 시행하고 이후 의료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신속항원검사, 개인용 자가진단 신속항원 검사가 시행됐다. 2020년에는 분자진단 위주에서 2021년 면역진단 중심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2020년 시장의 급성장으로 이 분야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고 이후에도 지속됐다.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세계의 기술투자는 관련 기술 혁신으로 이어졌다. 대규모 감염과 전염 상황에서 높은 처리량의 DNA 유전정보를 읽어내는 등 빠른 진단이 가능한 자동화 기술이 핵심 요소였다.
글로벌 회사들이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해 판매했다. 이 기간 관련 기업들의 주요 수익 성장은 진단키트 판매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등이 매출 1조원을 기록하며 선도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2023년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으로 관련 제품 수요 급감과 이어지는 시장 규모와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이를 대비하고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질 필요성이 대두된다.
◆기업 간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활발 = 코로나19 종식 이후 체외진단 시장 성장세는 크게 줄고 새로운 성장을 위해 기업들은 노력 중이다. 체외진단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암 만성질환 발병률의 증가세가 주목된다. 국내 기업들은 비코로나19 매출 비중을 늘리려 모색 중이다.
우한나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에 따르면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M&A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기술 영역에서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현장에서 진단 가능, 자동화, 정밀의료 중심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중앙집중식 검사 방식에서 현장진단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분자진단시스템의 자동화가 추진되고 정밀의료를 기반으로 한 동반진단 유전체분석 미세유체칩 등 신기술이 접목 개발되는 추세를 보인다. 전통적으로 활용해 왔던 병원체의 동정 분자진단 면역진단 기술에 정보통신(IT)과 초정밀 원자세계(NT) 분야 등을 접목한다. 민감도와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적용이 쉬운 다중검출시스템을 개발하는 방향이다.
2023년 기준 세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 규모를 보면 최근 3년간 연평균 10.83% 큰 폭으로 성장해 약 786억9000만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2029년까지 연평균 7.2%로 늘어나 119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전체 의료기기 시장(약 5176억달러)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약 15.2% 비중을 차지한다.
◆신속진단 기술, 틈새시장 진출 이점 = 시장 분류 기준으로 2020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 규모에서 시약과 키트분야는 약 539억2000만달러로 전체 69.8%를 차지했다. 기기장비는 약 205억2000만달러로 전체의 26.1%,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는 약 32억3000만달러로 전체의 4.1%로 나타났다.
2029년까지 분야별 성장률은 시약과 키트분야는 7.72%, 기기장비분야 6.07%, 데이터관리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는 5.33%로 예상된다.
진단기술을 기준으로 보면 면역분석이 2020년 약 354억5000만달러로 전체 45.1%를 차지했다. 분자진단은 약 156억3000달러로 19.9%, 임상화학은 약130억4000달러로 16.6%, 혈액학은 약48.0억달러로 전체 6.1%, 임상미생물학 35.7억달러로 전체 4.5%, 지혈응고가 33억7000만달러로 4.3% 등으로 나타났다.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분자진단 11.74%, 혈액학 7.77%, 임상미생물학 6.55%, 임상화학 5.10%, 지혈응고분야는 3.50%로 예상된다.
진단적용분야를 기준으로 보면 전염질환에 31.0%, 종양질환에 15.1%, 기타분야 11.5%, 내분비학 9.3%, 자가면역질환 6.8%, 약물검사 5.2%, 심장질환 5.0% 등으로 나타났다. 2029년까지 내분비학 전염병 등 진단 적용분야가 연평균 9.43%와 8.93%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기술혁신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연구개발 투자확대, 특허 획득과 글로벌 입지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북미 유럽 등 선진산업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신흥국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려는 추세다.
글로벌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은 상위 5개사가 약 55~60%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비주요기업은 상대적으로 제품범위가 좁고 자급력과 유통망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으나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제휴나 합작사업 진출 등 활동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신규기업들은 기존 진단기기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진단플랫폼을 확보하고 제품공급을 확대하거나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의 우선진입, 신흥시장 내 점유율 확대 등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몇 년간 DNA 염기서열 분석 등 신속진단 기술을 보유한 다수기업이 틈새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다.
◆높은 기술력 필요한 분야, 국산화 미진 =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은 2019년~2022년 기간 내 생산 수출 수입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 127.6%, 98.8%, 12.5% 늘었다. 국내 시장 수입 비중이 크게 줄었다. 면역검사와 분자진단기기 등 국산제품 사용이 확돼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23년 국내 체외진단 시장규모는 약 1조2538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마이너스 33.4%였다. 무역수지 흑자는 소폭으로 축소돼 유지되고 있다. 국내 업체는 359개, 수출업체는 177개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관련 진단키트와 시약 등 분야에서는 국산화를 실현한 듯했으나 여전이 대부분의 기술분야에서는 외국산 사용이 우세하다. 특히 진단장비의 경우 수입 의존이 매우 높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임상화학 분자진단 혈약검사 분야의 자체 장비를 보유한 국내 기업이 전무하거나 소수에 불과하다.
식약처 세부 품목군별 기준 국내 시장규모로 보면 2023년 임상화학검사기기는 약 4067억8000만원으로 32.4%, 면역검사기기 3954억5000만원으로 31.5%, 분자진단기기 2482억6000만원 19.8%, 검체전처리기기 844억3000만원 6.7%, 임상미생물검사기기 692억60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중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기업은 매출 1조원을 기록해 선도기업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신사업 확대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대비 후발주자인 한국 중국 업체들은 초기 사업개시가 비교적 쉬운 분자진단과 현장진단 분야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경쟁사와 비슷한 품질에 20~30%의 가격경쟁력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다.
윤태영 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 팀장은 “팬데믹 기간 매출증대로 자금을 확보한 우리 기업들은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 기술확보 등으로 경쟁우위를 위한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며 “비코로나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이종산업 진출 플랜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전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팀장은 “맞춤형 의료서비스에 필수인 동반진단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술 개발, 액체생검기술, 신속한 현장진단을 위한 기술, 미세유세칩 활용 진단기술 등 발전은 우리가 이미 경험하기 시작한 미래 체외진단산업을 모습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