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메가시티 ‘주민공감대·초기사업’ 과제
충청권 특별지자체 12월 출범
“민·관이 함께 추진해야 성공”
충청권 메가시티(광역생활경제권) 출범이 공식화된 가운데 출범 전 6개월 동안 행정절차뿐 아니라 주민 공감대 형성과 이를 위한 구체적인 초기사업 선정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메가시티 구축 움직임이 나오는 상황에서 충청권이 새로운 모델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다.
27일 대전·세종·충남·충북 충청권 4개 시·도와 충청권 특별지자체 합동추진단(합동추진단) 등에 따르면 충청권 특별지자체는 오는 12월쯤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충청권 특자체는 출범 전까지 연합의회를 구성하고 연합의 장을 선출해야 한다. 사무소도 결정해야 한다.
출범 전까지 진행되는 행정절차엔 이렇다 할 변수는 없다. 이미 4명의 광역단체장과 4개 시·도의회 사이에 특자체 출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행정안전부가 요구한 명칭 변경과 일부 부칙 변경 정도만 남아있다. 행안부는 규약을 승인하면서 명칭인 ‘충청지방정부연합’을 올해 11월 30일까지 변경하도록 했다. ‘지방정부’라는 용어사용이 헌법·법령 규정 취지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부칙 변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고시된 ‘충청지방정부연합’ 규약 부칙은 사무처리 개시일을 고시 후 6개월 이내로 하고 있다. 이 경우 11월 이내에 출범을 해야 한다. 하지만 4개 시·도 의회의 승인절차를 밟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출범 시기는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합동추진단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합동추진단은 명칭을 변경할 때 부칙도 함께 개정할 계획이다.
출범 전 6개월 동안 행정절차 외에도 과제는 많다. 무엇보다 4개 시·도민 사이에 메가시티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육동일 충남대 명예교수는 “초기엔 부득이하게 관이 주도를 해야 하지만 향후엔 민관이 함께 주도해야 메가시티를 성공시킬 수 있다”며 “메가시티가 얼마나 충청권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를 주민들 사이에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와 같은 공무원 중심의 메가시티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육 명예교수의 판단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이 어떻게 좋아지는지 등에 대한 공감대가 주민들 사이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초기사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현 단체장의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초기사업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며 “충청권급행철도(CTX) 등 교통인프라, 관광산업, 금강문제 등 이미 다양한 사업이 제기된 만큼 이 가운데 4개 시·도민의 메가시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자체의 특정사업에 대해 충청권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향후 지방선거나 대선 과정에서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권 교수의 전망이다.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특자체 출범이 처음인 만큼 다른 법이나 제도와 부딪히는 경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부칙 개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김현기 합동추진단 사무국장은 “처음 가는 길이다보니 우여곡절이 있는 상황”이라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개선 등에 지원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일부에서는 충청권 행정통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메가시티로 가는 과정에 불필요한 논란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육동일 명예교수는 “우려스러운 것은 너무 욕심을 내서 행정통합으로 가려는 움직임”이라며 “장기적으로 행정통합으로 갈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상생과 협력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연합을 통해 초광역사업을 진행하다가 통합이 필요하면 그 때 가서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