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회의 정례화 …‘북한’ 입장은 ‘각자’
3국 정상 공동선언 “협력체제 완전한 복원”
2030년까지 3국 인적 교류 4천만명 목표
북, 회의 직전 일본에 ‘위성 발사계획’ 통보
한국-중국-일본이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3국 협력체제를 복원·정상화하는 데 합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모으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총리는 27일 오전 한일중 정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을 내놨다.
공동선언은 먼저 3국간 법치 및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 존중을 재확인하고 3국 협력체제의 완전한 복원과 정상화를 명시했다.
정상들은 3국협력 제도화 증진을 통해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21개 장관급 협의체를 비롯 70여개의 정부간 협의체가 차질 없이 내실 있게 운용될 수 있도록 모멘텀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11년 서울에 설립한 3국협력사무국(TCS)의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3국은 △인적 교류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한 지속가능발전 △경제·통상 △보건·고령화 △과학기술·디지털전환 △재난·안전 등 6개 분야에서 각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3국은 2030년까지 3국 간 인적 교류 규모 목표를 4000만명으로 설정하고 3국 및 아세안 대학 간 교류사업인 ‘캠퍼스 아시아’ 사업을 비롯해 유소년, 대학생, 청년 공무원 등 미래세대 교류사업을 확대·지속키로 했다.
기후변화 등 대응을 위해서는 3국이 몽골과 협력해 동아시아 황사 저감 사업을 추진하고 경제·통상 부문에서는 WTO에 대한 지지 하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ABMI) 등을 통한 역내 금융안전망을 구축키로 했다.
신종 감염병 및 고령화 대응을 위해서는 부속문서 ‘미래 팬데믹 예방·대비 및 대응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3국 간 감염병 대응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또 3국은 공동선언에서 ‘AI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통한 한국의 AI 글로벌 거버넌스 정립 및 국제규범 형성 기여에 주목하고 녹색・저탄소사회 등 분야에서 3국 연구자 간 학계 교류 및 공동 연구・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다만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공동이익이자 공동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등 3국이 각각 중요시하는 입장을 적시했다. 정상회의 및 공동발표 후 윤 대통령은 기시다·리창 총리와 함께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1999년부터 시작된 한일중 3국 협력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며 “지난 25년은 수천 년을 이어온 3국 간 교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긴밀하고 호혜적인 협력으로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이룬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3국의 정부와 기업이 함께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역내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고, △동북아를 넘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포용적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한일중 정상회의 직전 위성 발사 계획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일본 교도통신,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내각관방은 27일 새벽 북한이 이날부터 내달 4일 사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겠다며 그에 따른 해상 위험구역 3곳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통보된 위험구역은 북한 남서쪽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 등 총 3곳으로,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이다.
이재걸 정재철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