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위성 비행 중 공중폭발
조선중앙통신 실패 공식발표
미 “한반도 안정 저해” 규탄
북한이 27일 밤에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공중폭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군사정찰위성발사시 사고발생’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를 공식 인정했다.
통신에 따르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7일 밤 10시 44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해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통신은 위성발사 1시간 30여분이 지난 28일 새벽 0시 22분 실패를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총국장은 “신형 위성 운반 로켓은 1단 비행 중 공중 폭발해 발사가 실패했다”면서 “비상설 위성 발사 준비위원회 현장 지휘부 전문가심의에서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 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언급했다. 또 “기타 원인으로 될 수 있는 문제점들도 심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뤄진 1차,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때도 실패를 바로 인정했다.
1차 발사땐 2단 로켓 점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사체가 추락했고, 2차 발사에서는 발사체 2단 추진 단계에서 비정상 비행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북한의 위성 발사가 한중일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이뤄진 것에 비춰볼 때 모처럼 조성된 한중일 협력의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성 발사가 실패로 끝났지만 미국은 이를 규탄했다.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발사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외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는 리스크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발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발사는 미국의 영토나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으나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영토 및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고 역설했다.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도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이번 발사가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술들이 포함된 북한의 27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할 것을 모든 국가에 촉구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진지한 대화에 나설 것을 압박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방어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