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자체에 비해 산지 비율이 높은 강원도에 산지전용허가 특례가 주어진다. 연구개발특구 지정 요건도 완화되고, 농업·환경 분야에 주어진 특례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 방법·절차도 마련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은 다음달 8일 시행되는 강원특별법에서 위임한 13건의 사항을 구체화한 것이 골자다.

가장 눈길을 끄는 특례는 산지전용허가기준 완화다. 강원도 전체 면적의 82%를 차지하는 산림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기존 산지관리법 민통선산지법 등은 산지의 평균 경사도가 15~25도 이하이고 표고가 50% 미만인 산지에 대해서만 전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강원특별법이 특례를 부여하면서 평균경사도는 35도 이하로, 표고는 60% 미만으로 완화됐다. 그만큼 산지전용 대상이 확대된 셈이다.

강원도는 이를 계기로 도내 40개 산림이용진흥지구를 지정하고 목재·관광·치유 등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강릉~평창 관광 케이블카(평창군), 주문진~소돌 북강릉 케이블카(강릉시), 치악산 케이블카(원주시), 삼척 대이리 케이블카(삼척시), 철원 금학산 케이블카(철원군), 설악산 울산바위 케이블카(고성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산지전용 확대로 인한 환경파괴 논란은 피해가기 어려운 문제다. 이미 산림 난개발과 케이블카 난립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강원특별법 시행 이후 강원도와 환경단체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특구 지정 특례도 주어진다. 연구개발특구를 지정하려면 국립 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최소 3개 이상 있어야 하지만 강원도에 한해 요건을 2개 이상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춘천·원주·강릉 지역을 하나의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시행령은 이 밖에도 도지사 의견진술 기회 부여 등 농업·환경분야 특례에 대한 성과평가 세부내용을 규정했다.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종합계획을 10년 주기로 세우도록 하는 등 계획 수립 절차와 방법도 명시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는 시행령 제정 이후에도 강원자치도가 미래산업글로벌도시로서의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