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약물남용 병원장 구속
마약류 투약 상태로 수술도
가짜 환자를 모집해 허위 수술 을 하는 등 보험사기를 일삼은 병원장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병원장 A씨와 조직폭력배 출신 브로커, 가짜 환자 등 174명을 검거해 이중 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기도 수원의 한 성형외과 원장인 대표원장 A씨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200차례에 걸쳐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이 노린 질환은 여유증이나 다한증과 같은 질병이다. 여유증은 남성인데도 여성처럼 가슴이 커지는 질환이고, 다한증은 과도한 땀을 분비하는 것을 말한다.
신씨 등은 브로커의 도움으로 가짜 환자를 모집한 뒤 실제로 수술을 하지 않은 채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등을 허위로 작성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가 심사 등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미루면 브로커가 가족인 척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는 등 압박을 가했다. 이런 방식으로 31개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금을 내줬는데,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액만 12억원에 달한다. 가짜 환자들은 주로 보험설계사와 유흥업계 종사자 등이었다. 범죄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가족이나 친인척, 연인 사이에 범행을 권하기도 했다. 수익이 발생하면 병원이 50%, 가짜 환자가 2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브로커들이 나눠가졌다.
신씨 등은 환자를 상대로 프로포폴을 과다 처방해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성형외과 등에서는 미용시술을 내걸고 프로포폴을 투약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경찰은 보험사기 수사과정에서 이같은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신씨 등은 펜타닐은 물론 프로포폴을 투약한 채 진료를 보거나 심지어 수술을 하기도 했다”며 “의료인의 기본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행태를 수사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원장이 병원을 열면서 30억 상당의 빚을 지고 있어 경영난 해소를 위해 범죄에 가담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브로커가 지인을 통해 보험사기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