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디스커버리 기소
가습기살균제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안전하다고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SK디스커버리(옛 SK케미칼) 법인과 홍지호 전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2부(손정현 부장검사)는 SK디스커버리와 홍 전 대표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와 홍 전 대표는 2002년 10월과 2005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애경산업과 공모해 가습기살균 제품인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가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하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함으로써 2022년 9월까지 허위 내용의 광고성 기사가 계속 보도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제조사인 SK디스커버리는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의 주원료가 폐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고, 영국의 흡입독성시험 전문기관으로부터 저독성을 인정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이 제품이 안전하고 저독성도 인정받은 것처럼 허위 정보·자료를 애경산업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10월 애경산업과 SK디스커버리 등을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애경산업과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를 먼저 기소하고 SK디스커버리의 가담 여부를 조사해왔다.
검찰은 “이 사건은 제품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홍보 효과를 부각시킬 목적으로 인터넷 기사형식을 빌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생명과 신체를 위해에 노출시킨 중대한 사안”이라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면서도 “SK디스커버리는 위탁제조사로 애경산업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데 관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대표와 홍 전 대표 등 애경산업과 SK디스커버리 임직원 13명은 거짓 광고 혐의와는 별개로 유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기소돼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구본홍 기자 bhk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