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배당 수준 여전히 ‘저조’
글로벌 기업들 전년대비 5.6% 증가, 사상 최대
한국 3.3% 증가 머물러 … 4년 전보다 15% 줄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수준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들이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배당금은 전년대비 5.6% 증가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한국 기업들의 배당금액은 3.3% 증가에 머물렀다. 4년 전보다는 오히려 15% 이상 줄어들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3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현금배당(주식·현금 동시배당 포함)을 실시한 회사는 전년대비 16개사 증가한 1186개사, 배당금 총액은 전년대비 3.3%(9429억원) 증가한 29조4711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의 경우 전체 799개사 중 575개사(72%)가 27조478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전년대비 4.2% 늘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결산 법인 539개사가 33조280억원을 배당한 것과 비교하면 16.8%가 줄어든 금액이다. 코스닥은 1692개사 중 611개사(36.1%)가 1조9926억원을 배당해 전년보다 7.5% 줄어들었다.
국내기업들은 분기와 중간배당도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1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총 21개사, 배당금 총액은 4조7021억원으로 나타났다.
분기배당 기업 수와 배당금 총액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총 2567개사의 상장사(코스피 840개사·코스닥 1727개사) 중에서 분기 배당을 진행하는 기업은 ‘0.8%’에 불과하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2020년 팬데믹 이후 배당금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이 발표한 글로벌배당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배당금은 1조6600억달러(약 225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1조5670억달러(약 2130조원)에서 5.6%(정기 배당금 기준으로는 5.0%) 증가한 금액이다.
작년 한 해 세계 기업의 86%가 배당금을 인상했거나 유지했다. 야누스헨더슨은 올해 배당금이 전년보다 3.9% 증가한 1조7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내 배당금을 지급받은 투자자들은 국내 법인이 38.4%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수령한 금액은 11조3266억원으로 전년대비 4788억원 4.4% 증가했다. 이어 외국인이 9조3433억원을 받아 31.7%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3.5% 늘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받은 배당금액은 8조8012억원(29.9%)으로 전년대비 1443억원(1.7%) 소폭 증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