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바이오특화단지 유치전 치열
정부 6월 결정 … 전국 11개 지자체 총력
지정 개수 미정, 기업유치에 큰 도움 예상
경기 등 전국 11개 지자체가 반도체 이차전지와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제조역량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한 정부는 오는 6월 지정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정개수는 아직 미정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연구개발과 인허가 신속 처리, 예비타당성 조사 특례 혜택이 주어져 기업유치에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가 최적지 = 30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발표회를 가졌다. 지정 지역은 오는 6월 말 첨단전략산업위원회 심의 의결을 통해 발표된다. 지정 분야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동물세포 배양 및 정제 기술과 오가노이드(유사 장기) 분화 및 배양기술 분야다. 지정 임박하면서 전국 지자체 유치전도 한층 치열해졌다. 정치권 등을 동원해 지역별 강점을 적극 알리면서도 산자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경기 성남과 시흥, 인천과 대전, 강원과 경북, 전남 등은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놓고 경쟁 중이다. 성남시는 바이오헬스산업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정자동 주택전시관 부지에 약 9만9000㎡ 규모 바이오헬스 첨단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시흥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서울대병원과 함께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에 나섰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 안에 산·학·연·병 연구개발단지(80만5544㎡)와 월곶 연구개발 상용화 실증단지(23만5780㎡) 등을 특화단지 입지로 제시했다.
반도체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한 인천시는 바이도특화단지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바이오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선도기업이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유제범 인천시 미래산업국장은 “인천은 단일 도시 기준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도시”라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특화단지 입지를 신동·둔곡, 테크노밸리, 탑립·전민, 원촌 산업단지 등으로 정했다. 29일에는 세계적인 바이오 업체인 독일의 머크사가 둔곡지구에 생산센터를 착공했다. 대전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카이스트 충남대 등 연구개발 및 교육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도는 포항과 안동에 특화단지를 유치할 예정이다. 포항은 첨단연구 기반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갖추고 있다. 또 안동은 백신생산 기반과 코로나19 백신국산화를 선도한 기업 등을 발판으로 바이오·백신 생산 기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전남은 국내 유일 화순백신산업특구를 보유한 게 강점이다. 특히 백신과 면역세포치료 전주기 기반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녹십자와 박셀바이오 등 31개 기업과 인재 육성이 가능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로 지정될 정도로 백신산업 생태계가 탄탄하다. 최근에는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미국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등과 투자 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오가노이드 분야는 경기 수원과 고양, 충북 전북 등이 경쟁하고 있다. 수원시는 광교에 조성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특화단지 유치에 나섰다. 광교 일대에는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 공공연구기관과 CJ제일제당 R&D허브, 아주대의료원·성빈센트병원 등 산·학·연 기반시설이 밀집돼 있다. 고양시는 암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암센터와 6개 대형병원 등 풍부한 의료 인력과 우수한 교통 여건을 내세우고 있다.
충북도는 청주시 오송읍 일원에 바이오특화단지를 신청했다. 오송은 생명과학단지 바이오산업단지 화장품산업단지 등 이미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또 글로벌 선도기업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이 투자하고 있으며, 바이오 신약 전주기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전북은 전주 익산 정읍 등을 연계한 특화단지를 제안했다. 전주는 오가노이드 기반 소부장 산업화 촉진지구로, 익산은 글로벌 인체·동물바이오 생산지구로, 정읍은 중개연구 및 비임상기반 바이오소재 공급지구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지자체 4개 지정 촉구 = 이처럼 전국 지자체가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지정 개수가 아직 미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는 지난 5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권역별 지정(4곳)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바이오 분야와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된 이차전지 특화단지 4곳을 지정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바이오분야는 연구 개발부터 생산까지를 특정지역에서 모두 구현하기 어렵다”면서 “권역별로 조성된 자원을 연계해야 국가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산업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다음달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지정개수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를 맡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2~3개를 지정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모든 게 보안 속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방국진 김신일 최세호 윤여운 곽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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