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평가에 ‘한국형 기준 적용’ 점차 활성화
한국공인회계사회 가이던스 활용 … 해외 서비스 의존 환경에서 탈피
기업 가치평가에 필요한 중요 측정 요소인 ‘시장위험 프리미엄(MPR)’과 ‘기업규모위험프리미엄(SRP)’에 한국형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미국시장 모형을 기반으로 한 해외 기준이 활용됐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가 MPR 가이던스를 발표한 이후 국내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김영식, 한공회)가 개최한 ‘제5회 가치평가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정남철 홍익대 교수는 “SRP는 통상적으로 규모차이로 인해 소규모기업이 대규모기업에 비해 더 높은 위험을 보인다고 추정되는 프리미엄을 의미한다”며 “과거에는 해외 서비스사의 데이터에 의존해 왔으나, 점차 한공회 자료를 적극 사용하는 추세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MPR 결정요인은 △위험회피와 소비선호 △경제적 위험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기업정보의 정확성 △유동성과 현금흐름 할인 등이다. 이 때문에 측정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한공회는 산출기관별 MRP 수치가 다르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평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해 6월 별도의 ‘한국형 MPR 가이던스’를 마련해 당시 국내 MRP 수치를 7~9%라고 발표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춘호 한국회계기준원 금융회계팀장은 “한공회가 발표하는 MRP 및 SRP 자료는 할인율을 추정할 때 참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으로 활용돼 실무진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회계처리의 불확실성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 한영회계법인 파트너는 “한공회 MRP가 회계업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재무보고 뿐 아니라 거래 목적 평가 업무에도 다수 쓰인다”고며 “서비스 회사의 MRP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MRP 값이 5~6%로 나타나, 한국의 MRP도 기존에 가이던스로 발표한 7~9% 보다 다소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비스 회사는 MRP를 산출하는 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수치 변경의 이유를 추정하기 어렵고, 최근의 수치 변화는 한국의 자본시장 상황으로 설명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서비스 회사 MRP의 합리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공회는 이날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내달 MRP 가이던스 및 SRP 연구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