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연루 '글로벌 회계법인 PwC'에 중국기업 잇딴 손절

2024-05-30 13:00:02 게재

자오상쥐·초상은행·중철그룹 등 5곳

중국 선전 상장대기업인 항만운영기관 ‘자오상쥐그룹’은 부실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와 관련된 과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글로벌 빅4 회계법인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계약을 해지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자오상쥐는 이날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주주들의 요구로 PwC를 올해 감사인으로 고용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27일엔 중국 최대 소매대출업체인 ‘중국초상은행’이, 25일엔 국영건설사인 ‘중국중철그룹’이 PwC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EY, 딜로이트로 각각 교체했다. 또 선전 상장사인 의료기기 제조업체 ‘마이루이’, 상하이 상장사인 ‘이스트록 슈퍼드링크’도 이번달 들어 PwC와 감사인 고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4월 내부고발자의 폭로에서 ‘PwC의 중국 본토와 홍콩 지사가 올해 1월 홍콩고등법원으로부터 청산명령을 받은 헝다의 위법행위를 10년 넘게 외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PwC 상황이 악화됐다.

PwC는 이같은 혐의를 강력 부인하며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규제당국도 헝다와 관련된 PwC의 관행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총부채가 3000억달러가 넘는 헝다는 2021년 몰락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매출 5640억위안(793억달러), 이익 920억위안을 부풀렸다. 헝다 설립자 후이 카옌은 4700만위안 벌금과 평생 중국 금융시장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금지조치를 받았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사이버보안과 관련된 국경간 감사업무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면서 PwC의 중국사업은 타격을 입었다. 올해 1월 재무부와 기타 정부기관은 국영기업들에게 ‘빅4’ 회계법인으로 불리는 PwC, 딜로이트, EY, KPMG와의 계약을 단계적으로 해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PwC는 최근 여러달 동안 여러 스캔들을 겪었다. 3월에는 전직 파트너가 기밀문서를 유출해 심각한 이해상충을 일으킨 후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감원을 단행해야 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본토와 홍콩에 있는 계열사들이 미국 상장 중국기업과 관련된 감사 실패로 인해 총 800만달러에 가까운 벌금을 내야 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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