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매입임대주택사업 공익감사청구
“혈세 낭비, 부당한 정책”
시민단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택공기업이 매입임대주택사업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매입임대주택사업의 혈세 낭비가 심각하다”며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로 재발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4년 도입된 매입임대주택사업은 주택공기업이 도심내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무주택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것을 말한다. 장점이 많은 사업인데, 건설경기 침체·부동산 가격 폭등과 맞물려 문제가 생겼다.
주택공기업이 대형건설사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했고, 적정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주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건설사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아파트를 주택공기업을 통해 해소하는 일이 빈번했다. 기존 입주자들은 분양 아파트에 임대 입주자가 들어온다며 반발하기도 했고, 건설업체 부실 정리를 주택공기업이 맡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2022년말 LH의 서울 강북구 악성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다. LH는 36가구를 공공임대용으로 매입했는데, 국민 혈세로 건설사 부실을 해소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해할 수 없다”며 감찰을 지시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주택공기업들은 매년 주택 매입을 위해 수조원을 지불했는데, 집값이 오를수록 더 많은 주택을 사들여 집값 상승을 부추켰다”며 “현재 감정가 수준으로 가격 기준을 정하면서 호당 매입가격이 오히려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감사원에 △매입임대 주택 고가매입으로 인한 혈세낭비 △무분별한 공공택지 매각 △주거 취약계층 내쫓는 약정매입임대 △화곡동 다세대 주택 7억원 매입 등 고가매입주택 사례 등에 대해 감사를 요청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주택공기업은 혈세낭비 재발을 막기 위한 엄격한 가격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업자에게 혈세를 퍼주는 신축약정매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